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정국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정국기상도는 흐리거나 수시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당장의 여야 대치상태가 협상을 통해 타결되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질서유지권 행사를 통해 해결되든 여야는 한동안 후유증을 호되게 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여야 지도부 개편=한나라당에서는 홍준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조기전당대회론까지 제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참에 원외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박희태 대표에 대한 성적표까지 공개, 대대적인 여권개편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쇄신론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제기될 지도부 개편론이 어떤 방향을 잡을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부터 스스로 국회파행 사태를 마무리한 뒤 당직을 던져버리겠다는 언급을 한 바 있어 원내 지도부가 바뀔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한나라당 지도부 개편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단행할 집권 2년차 개혁 드라이브와도 직결돼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2년차를 맞아 개혁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고 대폭적인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물갈이를 추진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 개편은 여권 진용의 대개편과 궤를 같이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이 당정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당 소속 의원들의 내각 기용을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일단 이 대통령은 국회사태가 마무리된 후 청와대 및 내각 개편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사태가 결국 여야간 충돌로 마무리될 경우, 야당측의 반발과 장외투쟁으로 정국은 다시 한 번 회오리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대치국면이 가져올 득실을 따져보고 투쟁성과를 평가한 뒤 본격적으로 당 지도부 교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강성 기조가 힘들 얻으면서 극심한 내부갈등에 휩싸일 것으로 예측된다.
2월 이후 임시국회 개회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은 그 때문이다. 대치상태 장기화에 따른 냉각기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와 이재오=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의 행보도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움직임에 따라 여권의 구도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박 전 대표가 신년정국에서 기존의 조용한 행보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이는 조짐은 없다. 집권 2년차인 올해도 박 전 대표는 지난해와 비슷한 행보를 이어간다는 것이 기본전략으로 보인다.
이재오 전 의원의 행보는 태풍의 핵이다. 5월에는 이 전 의원이 귀국할 것으로 예상돼 이 시점에 한나라당에서는 한바탕 소용돌이가 휘몰아칠 가능성이 높다. 이 전 의원은 일단은 정부직이나 공직을 맡는 것을 포기하고 서울 은평을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재진입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벌써부터 지역구 관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전 의원이 재보선에 나서기로 한 이상 박 전 대표측과의 갈등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정가의 일치된 관측이다.
박 전 대표도 이 전 의원의 행보와 별도로 오는 4월 재보선 정국에서 경주 등 일부 지역에 친박인사들이 나설 경우 정국에 한바탕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측은 당인으로서 분명한 처신을 하겠다며 억측을 차단하고 나섰다.
4월 재보선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성격이 강한 만큼 여야가 사활을 걸고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여 박 전 대표로서도 가만히 있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만일 박 전 대표가 당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박 전 대표에 대한 여권, 특히 친이측의 비난과 반발은 친이와 친박간의 심각한 갈등양상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
◆경제난에 따른 정국부담=세계경제 침체와 실물경기 악화가 정치권에 대한 여론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정치권은 경계하고 있다. 당장 정치권과 정부가 서민·중산층에 대한 각종 민생대책을 공언하면서도 민생입법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한 국민들의 정치불신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정치권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역대 정부와 달리 바닥권을 헤매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서 각종 선거의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2010년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대비한 예비주자들간의 각축전으로 다시 정치권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국구도에 따라 계파간 공천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줄서기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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