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을 달리던 대구 오리온스가 최하위 부산 KTF에게 일격을 당했다. 3쿼터에 전세를 뒤집었으나 4쿼터 느슨한 플레이가 이어지면서 잇따라 공격에 실패, 허무하게 66대69로 무릎을 꿇었다. 1, 2라운드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오리온스는 이번에도 KTF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직전 경기에서 21점을 넣으며 오리온스의 4연승에 힘을 보탠 이동준은 이날도 공수에서 분전했다. 3쿼터에만 10점을 몰아치는 등 17점을 넣으며 기대에 못 미친 주득점원 크리스 다니엘스(13점) 대신 공격을 이끌었다. KTF는 이은호, 임영훈 등이 이동준을 막아섰으나 자신감이 붙은 이동준은 특유의 탄력과 힘, 스피드로 이들을 압도했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에서도 돋보였다. 마이클 조이너가 KTF의 제이슨 세서(16점)를 막다가 1쿼터에만 반칙 3개를 범하며 코트에서 물러난 뒤 세서와의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세서는 드리블 자세가 높고 돌파와 슛이 정교하지 못해 수준급 외국인 선수라고 할 수 없지만 마이클이 제대로 막지 못한 반면 이동준은 대등하게 맞섰다.
이날 오리온스는 이동준이 분전했지만 크리스의 움직임이 좋지 못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야 했다. 크리스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느려졌고 공을 적절히 외곽으로 빼주지도 못했다. 아직 공격에서 기대 이하인 마이클이 이번에는 수비에서도 일찌감치 파울을 남발, 가뜩이나 출장 시간이 긴 크리스는 쉴 틈 없이 뛰는 바람에 체력적으로 부담이 가 보였다.
그나마 1, 2쿼터에 오리온스가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3쿼터를 61대54로 앞선 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이동준과 전정규(18점 3점슛 6개)의 슛이 폭발했기 때문. 전정규는 1쿼터에 3점슛 3개를 꽂아 넣고 3쿼터에 다시 3점슛 3개를 성공, 이동준과 함께 오리온스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KTF는 양희승(18점)의 중거리포로 맞섰으나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하지만 4쿼터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 움직임이 좋아야 공격 작업이 매끄러워지지만 오리온스 선수들의 움직임은 너무 둔했다. 김승현(8점 12어시스트)이 패스를 하려 해도 나머지 선수들이 빈 틈을 찾아 움직이거나 적극적으로 스크린 플레이를 시도하는 등 팀 플레이를 위한 움직임이 없어 공격 활로를 열기 어려웠다.
KTF의 공격 역시 투박했으나 오리온스는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무너졌다. 막판 접전 상황에서는 공격 제한 시간을 넘기고 크리스가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다 실패하는 등 4쿼터에 단 5점을 넣는 데 그치면서 다 잡았던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정규 경기 통산 2천700어시스트(통산 3호)를 기록한 김승현은 팀이 패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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