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띠동갑 여고생과의 풋풋한 사랑…연극 '순정만화'

연우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고등학생 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외롭게 살았지만 순수함을 간직한 바른 청년이다. 그는 매일 아침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등교하는 수영과 마주친다. 새아빠와 새오빠, 친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수영은 때론 까칠하지만 속 깊은 여고생이다. 서로에게 관심이 없던 어느 날. 둘만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 암흑공간에 갇히게 된다. 수영을 위로하기 위해 말을 건네려 하지만 소심한 연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띠동갑인 그들은 그 후 서로에 대해 궁금증을 키워가며 서서히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2003년 10월부터 6개월간 미디어다음에 연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강풀의 '순정만화'가 연극으로 탈바꿈해 무대에 올려진다. '옛사랑의 설렘과 순수한 사랑을 다시금 떠오르게 한 작품'이라는 평을 이끌어낸 순정만화는 관람객 12만명이란 티켓 파워를 달성하며 창작연극의 저력을 보여줬다. 띠동갑인 여고생과 풋풋한 사랑을 키워내는 연우와 10세 연상인 여인, 하경을 짝사랑하는 고등학생 강숙의 모습에선 한순간 쉽게 사라지는 사랑의 열병이 아닌 소통과 관심을 통한 사랑의 연대가 드러난다. 강풀 역시 이 작품을 통해 "얽히고 설키는 삼각관계가 아닌 인연을 통한 관계맺음과 그로 인한 영향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출엔 배우 박형선이 나서 만화 속 캐릭터에 연극적 요소를 삽입, 재미를 배가시켰다. 연우 역엔 이진혁, 수영 역엔 김소영, 강숙 역엔 이승찬 등 연극계의 쟁쟁한 배우들이 맡아 열연한다. 한편 제7배우로 인기를 얻었던 1인 다역엔 임경민이 맡았다. 아빠와 편의점 아르바이트, 살아있는 문자 메신저 역할 등을 할 제7배우의 코믹연기가 만화적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공연안내=16일~2월 8일,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 7시,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3시, 6시(매주 월요일 쉼), 설연휴(25, 27일)오후 3시, 6시 /문화예술전용극장CT/3만원~1만5천원/053)256-0369.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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