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입법전쟁' 과정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이 한나라당의 요청을 무시하고 쟁점법안을 상정하지 않은데 대해 김 의장을 비판한 주성영 의원과 김 의장이 전화로 격한 설전을 벌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주 의원은 지난 4일 '김형오 국회의장, 참 한심하다'는 제목의 개인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서 주 의원은 당시 민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점거에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으면서도 결국은 점거 사태를 해결하지못한 김 의장의 무능을 질타하면서 의장직 사퇴까지 촉구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점거를 풀지 않으면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6일 뒤인 지난 4일 여야 대화를 촉구하면서 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강하게 요구했던 한나라당 지도부는 김 의장의 입장 변화에 크게 당혹해했다. 이에 주 의원은 개인성명을 통해 공개적으로 김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김 의장이 다음 날인 5일 오전 주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섭섭하다"며 항의를 했지만 오히려 주 의원은 "의장직을 똑바로 수행하시라"고 되받으면서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전화 설전은 30여분간 계속됐으며 고성이 오갔다고 한다. 당시 보좌진들은 설전이 어디까지 갈지 조마조마했다고 한다.
김 의장은 상황을 설명하면서 "충정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주 의원은 "국민들이 국회를 한심하게 보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와 관련 주 의원은 13일 "17대 국회때 김 의장이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 법사위 간사로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건 등을 둘러싸고 많은 대화를 하는 등 서로 잘 이해했다"며 "이런 인연 때문에 김 의장이 섭섭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목소리는 높였지만 서로 예의를 지키면서 기분좋게 끝냈다"며 "지금도 지난번 성명서를 낼 때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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