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1세기의 빛 LED] <상>혁명이 시작됐다

▲ 꿈의 광원으로 불리는
▲ 꿈의 광원으로 불리는 'LED 조명'이 수년내 생활, 산업 전반을 크게 바꿀 것으로 보여 시장선점을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1879년 에디슨의 백열전구 발명 이후 조명기술은 100여년간 별다른 진보를 하지 못하다 최근 들어 조명기술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 LED(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 기술로 고효율, 친환경 LED 조명기기가 개발되면서 생활, 산업전반에 새로운 '빛의 혁명'이 일고 있는 것. 때문에 '황금알'이 될 LED 조명산업을 두고 국가간, 업체간 시장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구경북이 그린에너지산업의 한 축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본다.

◆LED 조명이 생활·산업을 바꾼다

LED는 전기신호를 보내면 빛을 내는 화합물 반도체의 일종. LED 조명은 형광등과 백열등을 소멸시키고 있다. 가로등, 신호등, 자동차 전조등도 수년내에 LED로 싹 바뀐다. 시장전망은 비할 데 없이 밝다.

LED 조명은 이미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연말에 신천변에 설치돼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 루미나리에가 대표적이다. 루미나리에의 광원이 바로 LED다. 식당과 술집, 편의점 앞에서 반짝이는 광고판도 LED고, 교통신호등도 LED다. 휴대전화의 키패드 밑에서 올라오는 빛도 LED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는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적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것. 필립스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웰빙, 건강조명까지 개발한 상태다. 병원에선 질환별 환자 맞춤형 조명이나 같은 매장이라도 계절별로 소비자 기호를 최적화할 수 있는 빛을 발하는 '디자인 조명'이다. 비즈니스 창출 모델로 빛을 내는 패션, 침구까지 등장했다. 환경미화원이 LED 조명이 들어간 작업복을 입으면 예쁜 컬러에다 선명한 빛을 내고 베개에 넣으면 수면을 돕는 은은한 빛을 내기도 한다.

◆조명혁명을 주도하라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스 언리미티드(Strategies Unlimited), 노무라증권 등은 2012년 LED의 세계 조명시장 점유율은 15%로 이 정도만 해도 200조원 규모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3~4년 지나면 국내 LED 조명시장만 2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가 LED에 주목하는 것은 기존 조명기술이나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한 LED의 성능 때문. 우선 전력소비량이 기존 백열전구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사용되는 전구와 신호등, 가로등 등이 LED로 바뀌면 전력소비량이 대폭 줄어든다. 반면 수명은 형광등의 10배가 넘는다.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한 것도 매력. 형광등이나 백열등, 할로겐램프 등의 디자인은 획일적이지만 LED조명은 온갖 모양과 색깔을 실현할 수 있다. 또 수은과 납 등의 유해물질을 전혀 함유하고 있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은 올해부터, 호주와 캘리포니아주는 2010년, 캐나다는 2012년부터 백열등 사용금지 법안이 가결된 상태다. 미국도 2020년까지 발광효율이 가장 높은 제품을 개발, 세계 조명시장의 50%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21세기 빛 프로젝트'를 통해 2012년까지 조명에너지 20% 절감이 목표다. 대만은 2010년 백열전구 생산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한발 늦은 한국도 속도 낸다.

한국도 녹색 뉴딜 정책에 따라 LED 조명산업에 눈뜨기 시작했다. LED산업은 2015년 세계시장 1천억달러, 연평균 성장률 41%의 고성장이 예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과 일본, 독일 등이 전세계 LED시장의 70% 가까이 점유한 가운데 최근 대만과 중국이 저가·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고 한국의 LED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요인이다.

정부는 지난해 녹색 뉴딜정책의 연계 사업으로 공공부문 LED조명 교체사업을 포함시켜 더디게 진행돼 왔던 LED조명 보급사업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우선 공공기관 전체 조명의 20%를 2012년까지 LED조명으로 교체할 계획. 규격·고효율 인증이 마련되는 LED제품을 중심으로 교체를 통해 조명부문에서만 국내 LED기업 매출 총액 1조3천억원을 달성하고 1만여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꾀한다는 것.

하지만 정부가 LED 표준화 사업 등을 진행해왔지만 기관별, 기업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표준화, 에너지 고효율 인증 작업 등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재훈 영남대 교수는 "기존 조명산업의 일대 '판갈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인증시스템과 상용화기반 마련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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