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꺼진 모델하우스 늘었다

▲ 주택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철거에 들어가는 모델하우스가 늘고 있다. 모델하우스가 철거된뒤 임대 시장에 나온 범어네거리 주변 모델하우스 부지.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주택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철거에 들어가는 모델하우스가 늘고 있다. 모델하우스가 철거된뒤 임대 시장에 나온 범어네거리 주변 모델하우스 부지.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분양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모델하우스에 불이 꺼지고 있다.

매달 운영비로 수천만원이 들어가지만 실수요자 발길이 줄어든데다 분양 예정 물량도 격감하면서 운영 시간을 줄이거나 모델하우스를 아예 철거하는 주택회사들이 늘고 있는 것.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800가구 아파트를 분양을 준비중인 A사는 2007년 임대한 모델하우스를 지난 11월 철거했다.

A사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하반기 예정이었던 분양 일정이 주택시장 침체로 무기 연기되면서 매달 임대료만 3천만원이 넘는 모델하우스를 철거했다"며 "분양 일정이 잡히면 다시 모델하우스를 지어야 하지만 현재 자금난을 덜기 위해 어쩔수 없이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A사와 같이 지난 한해 시공사나 시행사가 경비 부담을 이유로 철거한 모델하우스가 수성구 5곳을 포함해 대구지역에서만 10여곳에 이르고 있다.

모델하우스 문은 열고 있지만 '단축 운영'에 나서는 곳도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50여억원을 들여 수성구 동대구로에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B사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매달 1억원에 이르는 경비 절감을 위해 운영시간 줄이기에 나섰다.

동절기 모델하우스 폐쇄까지 검토했던 B사 관계자는 "난방비 등 전기료 부담이 많지만 모델을 찾는 수요자는 최근 눈에 띄게 감소해 운영시간을 하루 5시간 정도로 줄이고 인력도 10여명에서 3명으로 축소했다"며 "너무 크게 지은 모델하우스가 이제는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C사는 달서구 용산동에 있는 모델하우스 상주 인원을 2명으로 최소화하고 예약 고객이 있을 때만 모델하우스를 가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몸값이 치솟던 모델하우스 임대료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분양단지가 줄을 잇던 2006년에 1천600㎡(500여평) 기준으로 월 5천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해도 부지를 구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요즘은 임대 시장에 나온 부지는 많지만 이를 찾는 주택회사는 없어 임대료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