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강 다이옥산 일주일째 권고치 웃돌아

하늘만 바라보는 낙동강 수질관리

낙동강에서 발암의심물질인 1,4-다이옥산 농도가 일주일째 기준치를 웃돌면서 환경 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4일 79.78㎍/ℓ, 16일 78.85㎍/ℓ 등까지 치솟았던 낙동강 본류 왜관 철교 지점의 다이옥산 농도는 17일 68.32㎍/ℓ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인 50㎍/ℓ을 넘어서고 있다.

◆오염이 여전하다=대구환경청과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련 기관들은 18일 오후 대책회의를 열고 합섬업체 관리대책, 댐 추가 방류방안 등을 논의했다.

대구지방환경청 수질총량관리과 손동훈 과장은 "구미 등지의 합섬업체들이 고농도 중합 폐수 저장, 정제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조업 감축 등을 통해 폐수 발생량을 줄이고 있지만 낙동강 본류의 다이옥산 농도가 낮아지는데 며칠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안동댐과 임하댐에서 방류한 50만t의 효과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 측은 "가뭄으로 강의 유량이 워낙 줄어 대구까지 흘러오는데 5일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20일쯤은 지나야 희석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안동댐 물을 추가로 방류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는 16일 새벽 3시부터 중단했던 두류정수장 가동을 18일 0시부터 재개했다. 두류정수장 가동 중단으로 낙동강 물을 쓰지않는 다른 정수장들의 과부하가 심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생산을 재개할 수밖에 없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고산·공산·가창정수장 등 댐 물을 이용하는 정수장들의 물생산을 최대로 늘리고, 매곡정수장과 두류정수장의 생산량을 각각 10만t 가량 줄여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에서는 하루 95만t의 물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중 매곡정수장은 평균 45만t, 두류정수장은 17만t을 생산하고 있다.

18일 원수의 다이옥산 농도는 58.8㎍/ℓ로 기준치를 초과했지만, 정수된 물에서는 매곡정수장 38.1㎍/ℓ, 두류정수장 42.9㎍/ℓ로 권고치 이하로 나타났다.

◆재발방지 시스템 마련 시급=대구지방환경청은 2004년 6월 영남지역 6개 정수장에서 1,4-다이옥산이 초과 검출돼 파문이 일자 '다이옥산 가이드라인'을 처음 도입했다. 낙동강에서 검출된 다이옥산의 원인이 구미와 김천지역의 합섬업체들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 다이옥산 배출량을 제한하는 '수질관리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협약 자체가 너무 느슨해 사실상 다이옥산 농도를 관리하는데는 무용지물이다. 업체는 하루 203㎏까지 다이옥산을 배출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고 있지만 경북도에 따르면 업체들의 12월 평균 다이옥산 배출량은 60㎏수준, 많아야 100㎏을 초과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런데도 낙동강 왜관 철교 지점의 다이옥산 농도가 50㎍/ℓ를 넘어서는 것은 아예 기준치 설정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거듭되는 다이옥산 검출 사고에 대한 방지시스템도 전무하다. 대구지방환경청은 2011년부터 다이옥산 농도를 먹는 물 수질 기준으로 50㎍/ℓ로 법제화 한다는 방침이지만, 업체들은 먼저 다이옥산 처리시스템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이옥산 처리 방법에는 하수처리장에서 미생물을 이용한 처리방법이 쓰이고 있지만, 현재 구미하수종말처리장에는 다이옥산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현재 다이옥산 처리방안을 찾기 위해 용역을 맡겼지만 외국에서도 마땅한 처리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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