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웃는 곳도 있다.'
불황이 설 풍속도까지 바꾸고 있다. 교통비, 세뱃돈 부담 때문에 선물로 귀향을 대신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택배업체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선물 형태로는 비누와 젓가락, 내복 등 저가형이 새로 인기를 얻고 있다.
택배업계는 불황속 호황을 맞았다. 한 택배업체 대표는 "올해 설 선물 택배 물량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어 전국적으로 4천만 상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서둘러 택배 트럭을 증차하는 등 안정된 배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택배 물량이 늘어난 것은 귀성 포기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전국 직장인 1천762명을 대상으로 17~19일 귀성 계획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이번 설에는 고향을 방문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32.2%에 달했고, 그 이유로 '지출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답한 사람이 41.4%로 나타났다. 대구 성서공단의 한 자동차 부품 회사에 다니는 박모(37)씨는 "부모님 선물과 용돈, 교통비 등 수십만원은 써야 하는데 상여금도 제대로 못 받는 형편에 고향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사과 한 상자와 곶감 한 상자로 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소매점과 백화점에는 비누와 젓가락, 내복, 참치, 양말세트 등 10여년 전 유행하던 실속형 저가 선물세트가 선전하고 있다. 굴비와 갈비 등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고등어도 설 선물로 등장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고급 양주, 전복, 갈비 선물 세트보다는 1∼3만원대 저렴한 선물세트가 많이 팔리고 있다"고 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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