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바다 옆에 연못이 있었습니다
갈대를 전문으로 키우고 있었지요
갈대밭에 연못이 들어간 것같이
하루살이 안에 갈대가
들어찬 것같이
나 몹시도 괴로웠습니다
내 눈에 젖은 것이 혹,
당신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황학주의 시집을 '상처학교'라 비유한 사람이 있듯이 그의 문장은 괴로움을 통과한 언어이자 괴로움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의 괴로움은 바로 언어와 직접 연결된 직유법의 괴로움이다. 그 대상은 바로 '당신'이다. 황학주의 '당신'은 바로 시 속 자아와 상관하는 '당신'이다. 왜 당신이 괴로운지 대하여 시인은 생략하였지만 '당신'의 괴로움에 대한 세상의 간섭만 흥건하다. 괴로움이 언어이고 언어는 다시 괴로움을 잉태하므로 황학주의 언어들은 그곳을 벗어날 수 없는 상처학교의 학생들이다. 심하게 훼손된 언어이지만 그 언어가 아름다운 것은 근본적으로 상처를 핥고 있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마치 짐승이 새끼들을 혀로 핥듯이, 우리에게도 언어라는 따뜻한 혀가 필요하듯이.
시인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