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WBC] 4강 팀 핵심 타자 중 한국 타자들 돋보여

야구에서 공격의 물꼬를 트는 톱타자와 언제든 장타를 때리는 해결사 역할을 하는 4번 타자는 팀 타선의 핵이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4강에 오른 한국, 일본, 베네수엘라, 미국의 톱타자와 4번 타자를 살펴보면 현재 팀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분전이 단연 돋보인다.

베네수엘라는 갈수록 전력이 안정되고 있다. 19일 2라운드 2조 순위결정전에서 미국을 10대6으로 꺾으며 조 1위가 된 베네수엘라의 1번 타자는 엔디 차베스(31·시애틀 매리너스)로 19일까지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8, 2타점을 기록했다. 4번 타자인 미겔 카브레라(25·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7경기를 뛰면서 타율 0.321, 2홈런, 4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번 대회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한 번 이기긴 했지만 두 차례나 고배를 마셨다. 19일 베네수엘라전에서 공격 선봉에 선 타자는 브라이언 로버츠(31·볼티모어 오리올스). 타율 0.545, 1타점, 1도루를 기록했으나 3경기에 나섰을 뿐이다. 4번 타자는 데이빗 라이트(26·뉴욕 메츠)로 7경기에 출전해 홈런 없이 타율 0.296, 4타점으로 카브레라의 활약에는 못 미쳤다.

18일 한국에 1대4로 패한 뒤 19일 쿠바를 5대0으로 잡고 기사회생한 일본의 1, 4번 타자는 고전 중이다. 1번 타자 자리를 지켜온 스즈키 이치로(35·시애틀)의 기록은 6경기에서 타율 0.214, 2타점, 1도루로 이름값과 거리가 멀었다. 4번 타자 무라타 슈이치(28·요코하마 베이스타스)는 6경기 동안 홈런 2개에 7타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타율은 0.261에 그쳐 역시 제몫을 하지 못했다.

일본에 먼저 한판을 내주긴 했으나 두 차례 설욕에 성공한 한국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18일 일본과의 2라운드 1조 승자전에서 가장 먼저 타석에 선 타자는 이용규(23·KIA 타이거즈)로 6경기에 나서 타율 0.333, 1타점에 도루 2개를 기록했다. 홈런 2개를 날린 4번 타자 김태균(26·한화 이글스)의 타율은 0.421로 4강 진출국 선수 중 2위이고 타점(9개)은 1위다.

팀 분위기가 좋은 한국과 베네수엘라는 1, 4번 타자의 기록도 좋다. 한국 타자들은 프로리그의 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최고의 활약을 펼쳐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 타선과 비교되는 타자 6명 가운데 일본의 무라타만 자국 리그에서 뛸 뿐 나머지 다섯 타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 몸을 담고 있다.

한편 연봉(지난해 기준)도 차이가 큰데 이들 8명 중 가장 비싼 선수는 이치로(1천710만2천149달러·약 238억원)이고 카브레라(1천130만달러·약 157억원)가 두 번째 고액 연봉자다. 한국 선수 외에 가장 싼 값(?)에 뛰고 있는 무라타도 1억6천만엔(약 23억원)을 받았다. 게다가 그는 올해 1억엔을 더 받기로 되어 있다. 지난해 각각 9천만원, 2억9천만원을 받고 뛴 이용규와 김태균은 이들에 비하면 전형적인 '저비용 고효율' 타자들인 셈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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