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이모(53)씨는 정부가 각종 복지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답답한 생각이 든다. 해당 관공서에 전화를 하지 않으면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렵다. 이씨는 "보이지 않아 전화를 거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책홍보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씨와 같은 시각장애인들의 답답함이 곧 해소된다. 각종 간행물과 홍보책자 등 인쇄물을 소리로 들려주는 시스템이 대구에서 처음 도입되기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청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달서구보와 안내책자, 홍보지 등 각종 책자를 소리로 변환해 들려주는 '인쇄물 음성변환시스템'을 다음달부터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음성변환시스템'은 인쇄물 상단에 붙어있는 바코드를 음성변환출력 스캐너에 통과시키면 내용이 자연스레 음성으로 바뀌어 나오는 방식이다. 각종 안내문과 구정계획서, 알림장 등 한글문서와 달서구 안내책자, 달서구보 등 달서구에서 발행하는 모든 홍보물에 바코드를 인쇄해 발행하기 때문에 스캐너만 있으면 누구나 소리로 변환해 내용을 들을 수 있다고 구청 측은 설명했다.
구청 관계자는 "스캐너 가격은 80만원대이지만 장애인의 경우 정부 보조금을 통해 16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스캐너 구입이 힘들면 구청 내 주민복지과와 종합민원실, 기획조정실 등을 방문, 무료로 스캐너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각장애인 2천528명이 달서구에 거주한다.
또 달서구청은 언어장애인을 위한 원격 수화통역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구청과 첨단문화회관, 모든 동 주민센터, 지역 내 도서관 등 30여곳에 캠카메라를 설치해 수화통역사와 장애인이 인터넷을 통해 영상으로 수화를 나눈 뒤 담당 직원에게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서비스다.
달서구청 김연수 부구청장은 "음성변환시스템과 수화통역서비스는 장애인들의 사회 참여 기회를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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