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불어 사는 세상] 100인포럼

"대구 추락 못참겠다" 행동하는 젊은 지성들

▲ 지난달
▲ 지난달 '100인포럼' 회원들은 DGIST 공사현장을 찾아 지역 발전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100인포럼' 제공.

지난달 19일 낮 대구 달성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건설현장에 손님 20여명이 방문했다. 대구경북의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결성된 '100인포럼' 회원들이 현장을 찾은 것. 박광진 상임공동대표를 비롯한 회원들은 DGIST 공사현장 관계자로부터 공사 진척상황 등을 듣고 DGIST 공사현장을 둘러봤다.

박 대표는 "'100인포럼'의 올 첫 외부행사로 대구경북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DGIST를 중심으로 한 대구테크노폴리스 방문행사를 마련했다"며 "DGIST가 하루빨리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회원 모두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선 DGIST 원장도 "DGIST에 관심을 보여준 '100인포럼'에 감사한다"며 "각계각층의 고견을 수렴, DGIST가 지역 발전의 기관차 역할을 하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2005년 2월 출범한 '100인포럼'은 냉철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해방 이후 반독재 운동의 진원지이자 조국 근대화의 견인차 구실을 한 대구경북이 최근 들어 전국에서 가장 소외되고 고립된 지역으로 추락했다는 인식에서 모임이 태동한 것. 이 같은 현실을 개탄하고만 있기보다는 지역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뜻을 모으자는 데서 '100인포럼'의 싹이 움텄다.

'100인포럼'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 정보를 공유하는 열린 공동체를 만들어 지역의 현안을 연구하고 공부하고 실천하는 데 큰 뜻을 두고 있다. 창립발기문에 그 뜻이 잘 나타나 있다. 지역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의 지식 정보를 교유하는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은 물론 지역에 꼭 필요한 소금과 빛의 역할을 다할 것과 실천 가능한 전략과 대안을 마련할 것 등을 표방하고 있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행사가 매월 한 차례씩 열리는 컨퍼런스다. 대구경북은 물론 다른 지역의 지도자, 석학, 전문가 등을 강사로 초청하는 컨퍼런스를 통해 회원들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것과 함께 지역발전을 위해 진지하게 토론한다는 것. 회원이 강연자로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컨퍼런스의 주제는 매우 다양해 정치경제, 과학기술, 문화예술 분야를 두루 다루고 있다. '영남권 도시클러스터와 대구경북 전략' '대구의 비전과 미래' '밖에서 본 대구경북, 안에서 본 대구경북' '지역경쟁시대의 대구경북 생존 전략' '이시아폴리스 사업과 대구발전' '디지털 시대의 블루오션 전략' '미래 기술경영 대예측' '이주 노동자의 인권 실태와 전망'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와 대구시의 국제화' 등이 대표적인 컨퍼런스 행사들이었다. 이들 컨퍼런스 결과는 '100인포럼 뉴스'란 간행물을 통해 회원들은 물론 지역 인사들과 공유하고 있다.

선진지를 찾는 현장학습도 '100인포럼'의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LG필립스 LCD 7세대 공장입지가 경기도 파주로 결정된 후 서둘러 현장을 방문한 것을 비롯 인천 송도 신도시, 부산 신항, 전남 J프로젝트 현장 등을 찾았다. 박 대표는 "다른 지역의 선진 현장을 찾아 회원 모두가 생각의 저변을 넓힌 것은 물론 지역 발전에 대해 고심하게 됐다"며 "올해엔 지역에 있는 현장방문을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모임의 이름이 '100인포럼'이지만 회원 수는 64명이다. 10개 분야에 걸쳐 한 분야에 10명씩 회원을 확보한다는 게 애초 목표였지만 아직 100명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 3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며 여성 회원은 10여 명 가량. 행사 등 사업은 1인당 20만원씩 내는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 박 대표는 "창립 이후 회원 모두가 애초에 가졌던 열린 자세와 열린 생각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며 "지혜와 지성을 모아 지역에 새 물결을 일으키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대현 논설위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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