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경제위기와 브랜드가치의 극대화

소비자에 감성 메시지 전달, 제품에 대한 확신 갖게하자

글로벌경제위기가 최악의 사태를 벗어났다는 징후들이 몇 가지 보인다. 금융위기 진앙지였던 미국 실물주택관련지표가 서서히 호전되고 있으며 모기지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미국계 금융기업들이 올 1월과 2월 흑자경영을 했다고 발표했다. 6천 선을 위협하던 다우지수가 8천 선을 넘보고 900선을 밑돌던 코스피도 1천200선을 넘어 유동성장세를 넘보고 있다. 일단 글로벌 경제흐름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다는 사실은 반갑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세계는 지금 경제패권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기축통화 논쟁이 그렇고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기반으로 에너지·광물자원과 부동산 사재기를 시작했다는 점도 증거다.

한국 자동차 및 전자제품 경쟁력이 세계 전역에서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각 국가별 경쟁력 순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삼성의 시장점유율이 2006년말 11.2%에서 2008년말 18%로 올랐으며 LG 점유율도 모토로라와 소니 에릭슨을 제치고 노키아, 삼성에 이어 세계 3위다. 북미시장에서 삼성과 LG는 노키아를 제치고 1, 2위를 다툰다. 또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삼성전자는 1위 노키아를 제쳤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끝나면 한국의 경제위상은 나아질 것이다.

지금 세계는 향후 기업이 나아갈 방향 탐색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은 정부주도로 불량기업을 가리고 회생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 공적자금 투입→주식 매입에 따른 부분 국유화→구조조정→민간에 재매각의 수순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기업 체질을 바꾸고 있다. 반도체·디지털가전과 원자력발전분야를 성장의 두 축으로 삼아온 도시바는 3천400억엔의 영업적자를 낸 반도체 부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소니는 1천500억엔의 순손실을 낸 LCDTV 분야를 축소하고 게임과 영화, 엔터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중국은 인플레이션, 수출주도형 경제체제, 부동산과 주식시장 거품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 일차 목표였던 인플레이션 잡기에 성공했다.

한국경제는 원래 수출을 경제성장의 핵심 축으로 한다. 최근 고환율로 인한 한국기업의 수출흑자 행진은 기업체질개선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우리 기업도 체질을 바꾸어야 장기적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생존과 성장을 할 수 있다. 위기 때 글로벌기업들이 택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법이다. 대형제약사 머크는 경쟁사인 셰링플라우를, 세계 최대 제약사 화이자는 와이어스를 최근 인수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한국기업의 핵심과제는 브랜드 자산가치 구축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 제품은 글로벌시장에서 기본 제품 매력성은 확보하고 있다. 이런 바탕 위에서 해야 할 과제는 바로 브랜드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일이다.

브랜드자산 가치 제고에는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브랜드명이 소비자 머릿속에 확고히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이름을 알게 되면 소비자는 제품에 대해 확신감을 가지게 된다. 둘째, 제품기능을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브랜드를 통해 그 브랜드가 가지는 고유의 특성과 품질, 특히 소비자가 안고 있는 문제 해결 방안을 주어야 한다. 셋째, 브랜드가 감성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즉, 편안함·열정·흥분 등이 브랜드를 통해 전달되어야 한다. 에비앙은 그냥 물이 아니라 건강에 좋은 물이라는 메시지를 준다. 넷째,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가 자기표현을 하도록 해 주어야 한다. 고객이 제품 사용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이다. 할리 데이비슨이라는 대형 오토바이를 타면서 소비자는 젊고 모험적이란 자기표현을 한다. 즉, 브랜드의 꿈과 이미지를 내 몸에 장착하는 것이 바로 제품구매다. 다섯째, 브랜드 구매와 소유를 통해 소비자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할리 구매자는 전문직업인 그룹에 소비자가 속해 있다는 소속감을 갖는다. 글로벌시장을 구성하는 소비자의 머릿속에 나의 브랜드가 있어야 0.5초도 걸리지 않는 브랜드선택 경쟁에서 나의 브랜드가 살아남는다. 나의 브랜드가 살아남아야 지역경제도 성장이 가능하다.

구동모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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