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說(이설)은 있지만 야구는 13세기 영국 크리켓에서 출발했다. 미국은 1839년 육군 사관생도인 아브너 더블데이가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첫 야구경기를 열었다며 야구 종주국임을 自處(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미국에서 야구경기가 있었다는 자료가 발견돼 설득력을 잃었다. 1905년에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가 시작됐다. 그 이후 미국은 100년이 넘도록 야구 최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바로 그해 한국에도 야구가 소개됐다. 미국인 선교사 질레트가 황성기독청년회 회원들에게 야구를 가르친 것이 시작이다. 이어 1906년에는 첫 야구경기가 열렸고, 최초의 야구팀인 황성기독청년회는 1911년 일본 원정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야구는 70년대 고교야구 열풍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했다. 당시는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정통성 시비를 잠재우기 위한 정치 쇼라는 비난이 많았다. 그러나 프로야구 출범이 국내야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디딤돌이 됐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후 프로야구는 연간 500만 관중을 동원하는 국내 최고 프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올해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4, 5일 이틀 동안 개막 2연전에 18만3천 명의 관중이 몰렸다. 연간 525만 명으로 역대 2위인 지난해 개막 2연전 11만887명보다 64%나 늘어난 것이다. 이 추세로 가면 올해 관중은 1995년의 540만 명을 넘어 559만 명까지 예상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지난달 끝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보여준 국가대표팀의 善戰(선전)에 힘입은 바 크다. 한국대표팀은 예선부터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는 승부로 결승까지 올라 경제난으로 힘겨워하는 국민에게 위안을 주었다. 대외적으로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한국야구가 세계 최정상임을 재확인시켰다.
흔히 야구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作爲(작위)적인 어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고, 감동적이라는 얘기다. 메이저리그의 명투수 톰 글래빈은 '야구를 향한 나의 열정은 스피드 건에 찍히지 않는다'고 했다. 선수 개개인의 열정은 야구를 감동의 스포츠로 끌어올리는 바탕이 된다. 올해도 많은 명승부가 펼쳐져 팍팍한 삶을 잠시 잊게 하는 청량제가 됐으면 한다.
정지화 논설위원 akfmcp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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