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전 충남 태안 앞바다는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했다. 유조선에서 유출된 엄청난 양의 기름이 푸른 바다를 뒤덮었고 하얀 백사장은 검게 얼룩졌다. 거기에 살던 철새와 어패류들은 생존의 갈림길에 섰다. 그랬던 태안 앞바다는 지금 그 당시를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회복됐다. 기름띠로 범벅이 됐던 바다가 제 모습을 찾은 데엔 전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절망의 바다를 누비며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아가며 모래사장과 자갈, 바위 등을 맨손으로 닦아낸 120여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태안의 기적'을 만든 것이다.
1999년에 설립된 한국자원봉사센터. 전국의 광역시·도 및 시·군·구에 설치된 248개의 자원봉사센터를 산하에 둔 중앙조직이다. 센터는 태안에서 자원봉사가 조직적으로 펼쳐지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또한, 자원봉사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자원봉사활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조정, 지원·육성함으로써 사회적 공익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자원봉사인프라의 중심기구다.
대구 출신인 김준목 한국자원봉사센터중앙회 회장은 "우리나라의 자원봉사자는 약 800만명이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자원봉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봉사의 참 의미를 깨닫고 범시민운동으로 승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997년 문을 연 경산시종합자원봉사센터의 초대 소장으로 취임하면서 지역사회 문제와 지역발전에 대한 관심 증대 및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등 자원봉사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20여년 동안 자원봉사활동에 앞장 선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이 수장을 맡고 있는 한국자원봉사센터중앙회 산하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들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가장 굳건한 자원봉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 대구에는 대구시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한 9개의 자원봉사센터, 경북에는 경상북도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한 24개 자원봉사센터가 있다. 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수는 40만명에 이른다. 특히 대구경북은 우리나라에서 자원봉사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가장 선도적인 지역으로 자원봉사운동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각 자원봉사센터의 사업은 매우 다양하다. 먼저 본연의 역할로는 자원봉사자의 홍보 및 모집, 교육, 배치 등을 하고 있다. 저소득 소외계층 지원, 무료급식봉사, 사랑의 연탄나누기 운동, 도시락 배달봉사, 집수리봉사 등 지역민들과 밀착된 다양한 봉사활동들도 펼치고 있다. 더불어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운동, 자원봉사참여 캠페인, 각종 축제 및 행사 지원, 공익활동 지원, 재난재해 구호활동, 자원봉사자대회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자원봉사를 홍보하는 계몽운동도 하고 있으며 묵묵하게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에 대해서는 활동을 격려하기 위한 자원봉사 시간관리, 마일리지 시행, 각종 인정프로그램실행 등도 진행하고 있다.
각 지역 자원봉사센터와 연계·진행하는 전국적 규모의 사업으로는 전국자원봉사센터대회, 자원봉사 리더십 교육과정, 자원봉사센터 관리자 교육, 전국청소년 환경캠프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당시에는 한국자원봉사센터중앙회를 중심으로 전국의 자원봉사센터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자원봉사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대구시자원봉사센터 및 8개 자원봉사센터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자원봉사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자원봉사박람회, 자원봉사자대회를 개최해 자원봉사자의 참여 확대와 자긍심을 고취하는 한편 대구 시민의 자발적인 자원봉사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것. 경북도센터와 23개 시·군 지역센터는 도농 복합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자원봉사를 기획, 운영하고 있으며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에 걸맞은 정신문화운동으로, 사회변화의 주도적 원동력으로 자원봉사를 펼쳐가고 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미국발 경제위기도 자원봉사의 힘으로 이겨내고 극복해낼 수 있다"며 "대한민국 자원봉사운동을 확산시키는 데 자원봉사센터가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한국자원봉사센터 문의는 국번 없이 1365. 이대현 논설위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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