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연구소 대구경북지부(지부장 황영례)는 14일 전통 문화양식을 간직하고 있어 고건축학자들의 연구과제로 손색이 없는 문화재급 상엿집을 경산 하양 대학리 무학산 자락에 이전 복원해 공개했다.
상엿집 이전작업을 맡은 조원경 국학연구소 고문은 무학산 상엿집은 현존하는 상엿집 가운데 원형이 가장 뚜렷하고, 각종 장례 용구와 당시 문건이 잘 보관돼 있으며 상량문에 1891년 3번째로 옮겨 왔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건축연대는 훨씬 빠른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원래 영천시 화북면 자천리에 있던 이 상엿집은 세월이 지나면서 마을의 흉물로 남았으나 사람들이 터부시하면서 원형을 간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월 마을이장회의에서 상엿집을 없애기로 하고 인수할 사람을 찾다가 국학연구소와 인연이 닿았던 것.
상엿집 이전 복원작업에는 트레일러와 대형 크레인이 동원됐으며, 기와와 서까래만 걷어내고 본체는 그대로 싣고 옮겨 기와공들이 사진 대조작업을 거쳐 섬세하게 복원했다. 상엿집에는 32인용 대형 상여를 올려놓는 7m60㎝ 짜리 방틀이 있는 곳으로 보아 국내에 남아있는 상엿집 중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 복원한 상엿집은 3칸이 1동으로 상엿집 왼쪽부터 두 칸은 마루로 되어있고, 오른쪽 칸에는 장례에 쓰던 용구들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 지붕 기와는 가장자리에 7단, 가운데 6단을 쌓아 귀를 틀어 올리고 황토를 이겨 마감했다.
전면과 양옆 판벽은 환기와 채광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고, 상량에는 상량문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방틀은 큰 것 7개, 작은 것 6개가 있으며, 상여를 누가 메고 흙은 누가 팠는지 등을 기록한 문건 12점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국학연구소 관계자는 "남아있는 장례도구를 이용해 상여틀을 조합하는 등 앞으로 상여도구와 장례문화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상여박물관'을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며 "복원이 마무리되는 대로 경북도·문화재청 등 관련기관에 문화재 지정을 건의하고, 기금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문화재로 지정된 상엿집은 안동시 일직면 망호리 안동상여집(경북도문화재 자료 제384호)이 있다. 경산·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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