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분양시장 봄바람 '살랑살랑'

양도세 경감+파격 분양조건+경기회복 기대감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인파가 들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다 금융 위기까지 몰아치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있던 모델하우스에 최근 들어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

시공사 관계자들은 "세제 경감 혜택에다 시공사들이 잇따라 수요자 눈높이에 맞춘 분양조건을 내놓으면서 분양 시장 분위기가 지난 봄 이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며 "꽁꽁 얼어붙어 있던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뚜렷이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랜만에 계약서를 써보내요

17일부터 '봄맞이 내집마련 대축제'에 들어간 대구 수성 3가 화성파크드림 단지(600가구). 지난 겨울동안 계약을 거의 하지 못했지만 17일부터 22일까지 며칠 동안 60여건의 신규 계약을 했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분양가 선납 할인이란 조건을 내걸자 그동안 상담을 받았던 실수요자들이 계약자로 전환하면서 하루 10여건 정도의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 주말을 전후해 모델하우스를 찾은 고객들만 1천여명을 넘어섰다"고 했다.

또 23일부터 '계약 해약 보장제'를 내걸고 특별 분양에 들어간 수성구 두산동 주상복합 아파트인 SK리더스뷰 단지도 22일까지 사전 예약만 300여건을 받았다.

SK건설 김양수 분양소장은 "200개 한정 분양이지만 사전 예약이 많아 이달 말까지 계약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입주 때 해약보장에다 해약시 10%의 이자를 돌려주는 파격조건을 내건 영향도 있지만 되살아난 매수심리가 계약률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주택업계에서는 최근 재분양 단지들이 높은 계약률을 올린 데에는 파격적인 분양조건, 정부의 양도세 면제에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분양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지난 겨울동안 할인 분양을 한 단지가 많았지만 실수요자 발길을 크게 끌지 못했다. 하지만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한시적 양도세 면제에다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이 발표되고 은행 금리가 5%대 이하로 떨어지는 등 주택 시장 환경이 달라지면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미분양도 감소세

주택시장에 찾아든 봄바람은 미분양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가 최근 발표한 지역 미분양 아파트 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180가구, 3월에 160여 가구가 팔려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미분양이 2만1천874가구로 여전히 많지만 지난 1월 2만2천161가구에서 2월 2만2천36가구 등으로 지난해 연말까지 증가했던 미분양이 올 들어서는 소폭이지만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

또 기존 주택 거래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3월 실거래 신고 아파트 건수를 보면 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2월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으며 대구는 3천건을 넘으면서 2월에 비해 120% 정도 거래량이 증가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특별한 악재'가 없는 이상 미분양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이후 대구에서 신규 분양 아파트가 사라진 데다 주택 가격이 향후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바닥론'이 수도권에서부터 확산되고 있기 때문.

시공사 관계자들은 "시공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임대로 전환하거나 조건을 변경해 분양가를 할인하고 있는데다 당초 우려와 달리 실물경기가 크게 악화되지 않고 있다"며 "기존 아파트 거래량 증가도 신규 분양 계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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