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나눔과 기쁨, 사랑의 반찬나누기 사업

"교회 500개 참여 매주 5천개 만들자"

▲사랑의 반찬 나누기 운동 자원봉사자들이 22일 오전 대구 서현교회에서 반찬통을 나눠 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사랑의 반찬 나누기 운동 자원봉사자들이 22일 오전 대구 서현교회에서 반찬통을 나눠 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2일 오전 8시 30분쯤 대구 서현교회 하층 예배실. 새벽 기도를 마친 70여명의 대구 각 지역 교회 운영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도시락 반찬을 나누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한번 나눔은 축복입니다'라고 적힌 플라스틱 도시락 통에는 반찬 값 마련조차 힘든 이웃을 위한 땅콩, 김치, 멸치, 어묵 조림이 정갈하게 담겨져 있었다. 도시락 통은 흰색 스티로폼 박스에 다시 담겼다. 적게는 10여개씩 많게는 30개씩 담은 박스를 두 손으로 안고 일어서는 참가자들의 표정에선 뿌듯함과 보람이 가득했다. 교회 명단과 도시락 개수를 일일이 대조하며 도시락을 나눠주던 (사)나눔과 기쁨 배영주(이서 삼일교회 목사) 사무처장은 "오늘 73개 교회에서 신청한 도시락 702개가 다 나갔다"면서 "보통 가정의 한 끼 분량 정도인 반찬이지만 홀몸노인이나 조손'소년소녀 가정에는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사회 안전망 '(사)나눔과 기쁨 대구경북'이 이달부터 시작한 '2009 사랑의 반찬나누기' 봉사가 소외된 이웃들의 밥상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사)나눔과 기쁨은 4년 전 종교계, 대학, 법조계, 사회단체 등 각계 인사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전국 규모의 민간 사회 안전망 단체. 대구경북에서는 1월 출범했고, 두 달 만인 3월 초 사랑의 반찬나누기 사업 발대식을 가졌다. (사)나눔과 기쁨 박순오(서현교회 담임목사) 상임 대표는 "올해 안으로 지역 500개 교회를 참가시켜 매주 5천개의 반찬 도시락을 배달하는 게 목표"라며 "'반찬 나누미' 역할을 맡고 있는 각 교회 목사님들이 열성적으로 참가하고 있어 목표 달성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사랑의 반찬나누기 사업은 복지 혜택에서 소외된 차상위 계층을 돕기 위한 취지로 지난달 대구경북에서 시작됐다. 방식은 구'군에서 미리 받은 차상위 대상자 명단을 각 지역 교회 목사들이 일일이 다니며 대조, 수급자를 선정해 (사)나눔과 기쁨 대구경북 본부에 보고하면 된다. 주문이 들어오면 큰 교회 자원봉사자, 집사들이 직접 식재료를 조리해 반찬을 만들고, 매주 수요일 오전 대구 서현교회에서 반찬을 나눠준다.

서현교회, 팔달중앙교회, 봉덕교회, 내일교회, 내당교회, 달서교회, 반야월교회, 동일교회, 동신교회 등의 자원봉사자와 집사들이 반찬을 만들고 있으며, 대구에만 300여명의 목사들이 '반찬 나누미'로 위촉됐다.

사랑의 반찬 나누기는 개척 교회들의 전도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된다. 서구 비산동 '행복한 교회' 은종걸 목사는 이날 도시락 반찬 13개를 자전거에 싣고 집집마다 다니며 배달했다. "사고로 일자리를 잃은 건설 노무자, 노인정에서 혼자 사는 노인, 외롭게 사는 장애인, 병과 실직으로 반찬값조차 없는 집 등에 나눠드리고 있습니다. 친정 아버지처럼 반겨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은 목사는 "손자와 함께 외롭게 살고 있던 한 할머니가 얼마 전 '자식처럼 너무 잘 봐줘 고맙다'며 새벽 기도에 왔을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다음달 21일 성서 내일교회당에서 열리는 사랑의 반찬 나누미 교육에 많은 개척 교회 목사님들이 참석해줬으면 한다"며 "어렵고 힘든 삶을 이어가는 이웃들이 반찬 도시락을 통해 격려와 희망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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