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친구 완구]마니아-완구사랑 장광석씨

완구 조립하다 보면 창의력 '쑥쑥'

어릴 때부터 좋아한 장난감이 평생 직업으로까지 이어진 장광석(39)씨. 대구 달서구 성당동 감삼중학교 앞에서 완구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장씨는 완구 마니아이자 손님들에게 완구를 파는 전도사인 셈이다.

장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완구에 푹 빠졌다. 다른 친구들이 공차기, 말타기 등을 하며 놀때 밀리터리(비행기'탱크'전함) 프라모델(플라스틱을 일정 모양으로 사출한 것으로 탱크, 비행기 등 모형을 조립하는 것) 등을 조립하며 놀기 일쑤였다고. 부모님에게 용돈이라도 받을라치면 쪼르르 학교 앞 문방구로 달려갔다. 그 당시 대구엔 완구전문점이 없던 시절이었다.

장씨가 완구에 빠진 것은 당시 대학생이었던 사촌형이 서울서 대구에 놀러오면서 장난감을 선물한 것이 계기. 학교 시험치기 전날까지도 장난감을 갖고 놀았다는 장씨는 시험을 마치고 부모님이 용돈을 주면 어김없이 장난감을 구입했다. 장씨 방안에는 가득 놓인 장난감으로 발 디딜 틈 없을 만큼 쌓였다고.

한번 완구를 조립할라치면 아침부터 밥도 거르면서 완성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고 다른 일은 전혀 할 수 없을 만큼 열중했다. 장씨는 "완구를 조립하면 좌뇌와 우뇌 모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창의력이 길러지고 다른 일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응용력도 배양된다"며 완구예찬론을 털어놨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장씨의 완구사랑은 중학교에 들어가서 더욱 깊어졌다. 학교 앞 문구점을 제집 드나들듯 하며 완구점 주인보다 프라모델에 대해 더 많이 알았으며 어떤 제품이 인기가 있으며 잘 팔릴 수 있는지 제품에 대해 조언까지 해줄 정도였다고.

중학생 때 장씨는 고무동력기(고무줄 달린 비행기), 글라이더 등 키트조립으로 완구 취미를 업그레이드 했다. 매년 어린이날 전후해서 열리는 '공군참모총장배 모형항공기대회'에 참가, 입선하기도 했고, 방학과제물 중 만들기 과제는 도맡아 최우수상을 받았다. 원래 손재주도 있었지만 늘 장난감을 갖고 놀다 보니 창의력이 길러져 집수리 등을 척척 해내자 부모님도 흡족해했다고.

중학교 3학년 때쯤 대구에도 완구전문점이 생기기 시작하자 장씨는 20만~30만원대의 고가인 RC(라디오 주파수 사용한 자동차, 비행기 모형) 조립에 심취했다. 장씨의 완구사랑은 대학생 때까지 이어져 완구동호회에서 정보를 교환하며 활동했으며 현재 평생 직업이 되었다.

완구 마니아 장씨는 아이들에게 완구의 교육적 측면까지 전달하기 위해 과학실험지도사 자격증을 취득, 방과 후 수업을 펼치는 등 완구 전도에도 나서고 있다. "학생들이 단계별로 인지할 수 있는 능력과 학습과정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며 "집중력을 연령별로 파악이 가능하다"고 장씨는 현장 경험담을 털어놨다. 단순 장난감을 넘어 교육교재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즐기는 완구는 직소퍼즐, 서바이벌 총 튜닝, 반다이 건담 프라모델 등이 있는데 특히 반다이 건담 프라모델은 접착제가 필요없이 스냅으로 끼워 맞추는 방식이어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다만 수입품이어서 가격(2만5천원대)이 비싼 게 흠이지만 시간절약과 편하게 접할 수 있어 애호가들이 몰두하는 제품이다. 최근에 나무나 종이 등 친환경제품으로 석탑, 건축물, 배 등을 조립하는 완구도 유행인데 조립 후 성취감과 장식 효과도 좋다.

30여년을 완구와 함께한 장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두 딸에게도 권장할 정도로 완구사랑이 깊다. 요즘도 장씨는 퇴근 후 두 딸과 함께 완구를 조립하면서 같이 토론하며 부모의 생각과 아이의 생각을 서로 나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장점 외에도 대화의 장이 자연스레 열려 가정의 화목도 저절도 다져진다고.

항상 가방에 프라모델 등 완구를 넣어다니며 언제, 어디서든 키트를 조립한다는 장씨에게 완구는 이제 취미생활을 넘어 삶의 일부분이 됐다.

◆세밀한 손사용으로 좌'우뇌 동시 발달…부모 참여 필수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어릴 때 경험은 소중하다. 어린이에게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지만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면 놀이뿐 아니라 교육적 효과까지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다.

어린이가 장난감 조립에 몰두하다 보면 강한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 맞춰보고, 색칠하다 보면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하나의 형상을 완성해야 하는 직소퍼즐의 경우 끈기와 인내심을 키우고, 세밀한 손사용으로 좌'우뇌를 동시에 발달시킨다. 또한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아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독립심도 키워 성인이 돼 사회에 나왔을 때 적응력도 기를 수 있다.

장난감으로 어린이에게 교육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부모의 참여도 필수적이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장난감을 조립하며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을 하면 자녀와의 거리도 좁히고 가정의 화목도 동시에 가져온다. 또한 부모는 아이가 안전하고 즐거운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장난감 파손 여부를 정기 점검하고 수리가 필요한 경우 즉시 해줘야 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