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맥향화랑 김태수 대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뛰어난 작품을 만나기를 바란다"며 운을 뗐다. 30일까지 맥향화랑과 수성아트피아에서 함께 열리는 '목랑 최근배, 탄생 100주년 기념 회고전'을 두고 하는 말.
1910년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목랑(木朗)은 1931년 경성고보 졸업식 때 자신의 시집 '개나리'를 배포하다가 일본 경찰에 쫓겨 만주로 도피한 뒤 평소 꿈꾸던 그림 공부를 위해 동경일본미술학교 회화과에 입학했다. 귀국한 뒤 1930~1940년대 조선 미술 전람회에서 동·서양화 두 장르에 걸쳐 잇따라 입선했고, 1940년 제19회 대회에서는 '탄금도'로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받기도 했다. 해방 이후 경북 지역에서 줄곧 교편을 잡다가 1965년 당시 효성여대 생활미술과 주임교수로 취임했고, 1978년 11월 마지막 작품인 '목련'을 끝으로 향년 68세의 나이에 자택에서 별세했다. 한국근대미술연구소 이구열 소장은 "일본 유학에서 깊이 체득한 일본화 기량이었으나 조선 미전 연속 입선과 창덕궁상까지 탈 수 있었던 것은 조선의 전통미적 소재로서 승무, 농악, 탄금, 한복 여인상 등을 즐겨 화제로 삼았기 때문"이고 했다.
한국화 만으로도 자신의 경지를 이뤘던 목랑이지만 이번 전시는 뜻밖의 사고로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됐다. 지난해 말 목랑 고택이 불의의 화재로 전소되는 사고가 났을 때 기적적인 일이 벌어진 것. 골방 구석에서 잊혀져 있던 목랑의 유화 도구 상자가 발견됐고, 무심코 안을 열어본 유족들은 4호 크기의 유화 6점을 발견하게 됐다. 1930년대 유화라는 점도 놀랍지만 7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며 전혀 손상되지 않고 온전히 보관된 점도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목랑이 평생 일군 작품들이 대부분 선 보인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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