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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전국연극제와 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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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생은 연극'이라고들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런 서거도 연극 같다면 외람된 표현일까. 29일 그가 영원히 떠난 날 저녁 구미에서는 그의 명복을 비는 애도 속에 제27회 전국연극제 개막식 행사가 열렸다. 당초 화려하게 치르려 했던 계획을 대폭 줄여 모든 옥외행사를 취소하고 옥내서 차분한 분위기로 연극제의 막을 올렸다.

지난 1983년 부산에서 첫 행사가 열린 이후 올해로 27회째를 맞은 전국연극제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예술적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전국 연극인들의 축제일 뿐 아니라 자연에 대한 경의나 감사의 표시인 고대 儀式(의식)으로부터 비롯돼 탈춤이나 판소리, 신연극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돼 온 연극의 참 모습을 보여 주고 각종 부대행사를 곁들인 흥겨운 문화예술의 한마당 잔치다.

경북에서는 지난 1989년 포항서 처음 열렸고, 구미시는 2007년 20년 만에 두 번째로 경북에 유치하는 데 성공해 이날 개막을 하게 됐다. 지난해 시 승격 30주년을 맞았지만 그동안 변변한 전국적인 규모의 문화예술 행사는 치르지 못한 구미시는 올 연극제를 계기로 '회색빛 공단도시 구미'라는 이미지를 벗고 '문화예술 향기 흐르는 구미'라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고 있다. 또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만큼 시민의식이 한 단계 성숙되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따라서 구미시는 오는 6월 16일까지 20일 동안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보다 많은 시민들이 관람, 문화예술의 진수를 즐기기를 바라고 있다. 신호 위반 경북도 내 1위 등 위험 수준의 교통 무질서 등 오랫동안 구미의 골칫거리로 지적돼 온 문제점들을 되돌아보고 시민의식이 업그레이드되는 것도 같이 소망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28일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첫선을 보인 초청공연에서는 관람객들의 대부분을 차지한 학생들의 공연 관람 예절에 대한 무지로 공연 중 떠들기, 자리 이탈과 외부출입 등 공연 분위기를 해치는 어수선함으로 관람 문화의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미도 연극을 합니다' '20년을 기다려 온 축제' '내일의 행복을 함께하는 무대' 등의 구호로 연극제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온 구미시와 주최 측의 보다 세심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인열 중부본부장 oxe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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