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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정기자의 음식탐방]콩국수 전문식당 '삼정콩국수'

'여름' 하면 콩국수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시원하고 담백한 콩국물을 들이켜다 보면 더위는 어느새 저만치 물러간다.

하지만 보통 콩국수는 계절 음식인데다 '구색 갖추기용' 메뉴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공장에서 만들어진 콩분말로 콩국수를 만드는 곳도 적지 않아, 맛도 고만고만하다.

하지만 콩국수 하나로 승부를 거는 전문식당이 있다. 경산 자인시장 내 '삼정콩국수'(053-856-4843)는 3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만 운영하는 콩국수 전문식당이다.

애초에 겨울에는 소피국, 여름엔 콩국수를 하다가 4년 전부터는 아예 콩국수만 판다. 콩국수 맛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25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권태운(51) 사장은 콩 수확철이 되면 인근 농가에서 일년치 콩을 사서 가득 쟁여둔다. 이 콩을 익히고 갈아 콩국물을 만드는데, 권 사장은 자신만의 비법으로 삼정콩국수 특유의 맛을 낸다. 국물이 부드럽고 텁텁하지 않고 맛이 개운한 것이 특징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면발도 직접 뽑았지만 15년간 면을 뽑아낸 권 사장의 인대가 늘어나 이젠 시중에서 판매되는 면을 사용한다. 면이 가늘고 부드러워 잘 넘어간다. 소고기, 호박, 달걀, 김을 고명으로 얹고 간을 맞춰 나오기 때문에 따로 소금간할 필요가 없다.

유명하고 맛있는 집은 손님 위주가 아니라 주인 위주인 식당이 꽤 있다. 이는 맛을 지켜나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경우가 더 많다. 3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만 문을 여는 이 집은 비가 오면 문을 닫는다. 맛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배달, 포장은 안 된다. 저녁 장사는 하지 않고 오후 7시만 되면 문을 닫는다.

맛의 비결에 대해 권 사장은 '최고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콩뿐만 아니라 청양고추까지도 최고 품질의 것만 사용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대구 등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은 아들 권종대(36)씨가 대를 이어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나오는 열무김치'배추김치 등도 별미다.

●'두부로 콩국수를 만든다?'

집에서 콩국수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콩을 불린 후 익혀서 갈아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사실. 두부와 우유를 활용해 초간단 콩국수를 만들어보자. 10분 안에 고소한 콩국수를 뚝딱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면 2인분, 두부 1모, 우유 500ml, 달걀 1개, 소금, 방울토마토, 오이

① 차가운 두부와 우유를 믹서에 곱게 간다. 콩국물의 농도는 취향에 맞게 우유로 조절하면 되고, 우유 대신 물을 사용해도 좋다.

② 고소한 맛을 좋아하면 땅콩을 넣어 함께 간다. 취향에 따라 참깨'검정깨'잣'바나나 등을 갈아 넣으면 영양과 고소한 맛이 배가 된다.

③ 소면을 삶아 찬물에 헹군 뒤 콩 국물과 면을 함께 담는다.

④ 고명으로 달걀, 방울토마토, 오이 등을 얹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최세정기자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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