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 지방선거 대구시장·경북도지사 누가 뛰나?

'2006년 再版'…다시 한판 붙는다

1년 앞으로 다가온 대구시장·경상북도지사 선거가 2006년 지방선거의 '재판(再版)'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3년 전 한나라당 경선 때 현 시장·도지사와 겨뤘던 여권 후보들의 재도전이 확실시되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는 김범일 시장과 서상기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의 '리턴 매치'가 유력하다. 2006년 경선에서 패해 김 시장에게 한나라당 후보 자리를 내줬던 서 위원장은 위원장 연임을 노리며 대구시장 출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 위원장의 시당위원장 연임 도전에 대해 당 내 반응은 엇갈린다. 서 의원 측은 "'불공정 경쟁' "이라는 비판적 시각에 대해 "현역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역구 의원의 '공정 플레이'로 봐 달라"며 시장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경북도지사 선거 역시 김관용 도지사와 지난 경선에서 김 도지사에 패한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의 양파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정 원장은 "지금은 공무에 전념해야 할 때"라면서도 "솔직히 출마할 뜻이 있다"고 했다. "올 하반기까지 최선을 다해 일한 뒤 내년 초부터 김 도지사와의 경선 재대결을 준비하겠다"는 의중이다.

차기 시장·도지사 선거가 이처럼 친이-친박 재대결 양상을 띠면서 중앙당 차원의 '계파 배려설'도 들린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중 어느 한쪽이 친박이면 다른 쪽은 친이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김범일(친이 성향)-김관용(친박)', '서상기(친박)-정장식(친이)' 조합이 거론된다.

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를 비롯한 제 2의 친이 인사가 대구시장 후보군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대구 동구 국회의원을 지낸 박 총재는 "대구시장에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랐다. 서울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2006년 지방선거처럼 시장·도지사 후보가 경선으로 결정된다면 '친이-친박 구도짜기'는 무의미해진다. 경선에서는 여론조사, 당원 및 시민 투표 결과가 골고루 반영되기 때문에 중앙당의 '의도'가 개입할 여지가 줄어든다.

그러나 경선 폐해가 만만찮아 전략공천으로 공천자를 확정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 경선에서도 서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당원 확보 경쟁이 지나쳐 진통을 겪었다. 김 시장과 김 도시자 측은 "지금은 어떤 얘기도 할 처지가 아니다"면서도 "시민과 도민을 위해 일하는 광역단체장 후보를 친이-친박 잣대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여권과 달리 야권 후보군은 모호하다. 2006년 대구시장 선거와 지난해 총선(중남구)에 출마해 낙선한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과 참여정부 시절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덕홍 민주당 최고위원, 지난해 총선(수성을)에서 낙선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정도다. 윤 최고위원은 "개인의 생각을 이야기해서 뭐하겠느냐"며 "(나중에) 당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인기가 급등해 서울시장에 출마할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을 이길 것이란 여론조사가 나온 마당이라 대구시장 도전이란 '고행의 길'을 갈지는 미지수다. 이 밖에 비정치권 인사로 우동기 전 영남대 총장이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지만 그는 "생각이 아예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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