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내 5만㎡ 부지에 문을 연 독일 최초의 지식클러스터 '하이델베르크 테크노파크'. 창업 인큐베이터에서부터 특허, 세금, 교육, 인재 육성, 금융 등 기업의 전 성장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명공학과 관련된 과학학술원과, 세계적인 연구소가 된 맥스 플랭크 인스티튜트(Max-Planck Institute)가 성장하고 있는 그 곳 CEO 클라우스 플라테(Dr.Klaus Plate)씨를 17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DGFEG)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열린 '2009 DGFEG 지식포럼' 기조연설을 위해 한국을 찾았고, 이날 오후 대구로 갔다. 경제자유구역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다.
플라테씨는 기자를 만나 대구경북의 강점부터 짚었다. 플라테씨는 "대구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교육 도시며, 의료서비스 기관이 가장 밀집돼 있는 곳"이라며 "동양의약 분야, U-health 산업, R&D 중심의 의료복합단지 입지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구경북이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성공하면 성장 잠재력이 커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대로 된 국제공항이 없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하나의 문제"라고 지적, "영남권 신공항이 들어서면 이런 약점도 보완돼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IT강국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며 "대경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하려면 세계의 고급 연구 인력들이 많이 찾고 또 모이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모인 우수 인력들의 연구가 연구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산학연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이뤄낼 때 대구 경북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산업 인프라와 비즈니스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과도하게 수도권에 행정, 경제, 문화 등이 집중돼 지역 발전에 어려움이 많다고 하자 그는 "수도권에 인구가 모이는 현상은 세계 보편적인 것"이라며 "하지만 독일은 지역마다 강한 산업들이 잘 발달돼 있고 나름의 차별화를 가지고 늘 경쟁하고 있는데 한국도 지역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플라테씨는 이어 "인재펀드(talent fund)를 만들어 우수 인재를 지역에서 붙잡고 또 그들이 지역에 살 때 거주공간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우수 기업뿐만 아니라 인재, 재원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강 살리기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도시들이 강을 중심으로 발전했다"며 "대구경북이 하천을 끼고 있는 장점을 살려 친환경적인 도시공간을 만드는 것도 대경경제자유구역이 발전하는 길"이라고 답했다.
대경경제자유구역은 4월 하이델베르크 테크노파크와 상호 교류 협력을 위해 MOU를 체결했다. 선진 지식 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하는 한편 시행착오까지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끝으로 플라테씨는 "서울은 이미 인구과밀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대경경제자유구역은 지역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며, 지식 클러스터의 허브로 세계적인 기업들이 투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투자할 생각이 있는지 묻자 "R&D 연구기관 설립을 생각 중"이라며 "독일에 돌아가면 투자 최적지로 홍보도 하겠다"며 웃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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