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송재학의 시와 함께] 바람앵무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박소유

그 말 속에 나는 있었던가 없었던가

모과꽃 분홍 부리로

쓸데없는 말만 흉내내다 한 생이 흘러간다

한때 떨림이라는 것이

내 깃털의 한 가지로 전해지기도 했지만

오래 묻어둔 혀를 내밀듯

아직도 사랑은 쉽게 발음되지 않는다

나 살아있는 동안

세상이 뿌리로만 더듬어가야 할

무덤 속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날아가라

나를 떠난 모든 것은 날개를 가졌다

처음부터 너를 가둔 새장은 없었다

바람의 입을 빌어

내 말이 당도했을 땐 휘휘 바람소리뿐

풍장친 무덤같이 흔적 없다고

내 안에서만 중얼대는 사랑이여!

앵무새 혹은 모란앵무는 오래전부터 사람의 애완조였다. 하지만 바람앵무는 없다. 바람의 형상으로 빚어진 앵무새이니 애초부터 그건 바람처럼 유전해온 전설일 뿐. 어쩌면 모란앵무는 바람앵무의 환유이겠다. 모란앵무는 실존의 새, 바람앵무는 실존하진 않으나 앵무새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쓸데없는 말만 흉내'내는 품새로 보아 모란앵무 또한 바람앵무처럼 허망한 생을 보내는 것인지 모른다. 모란앵무의 의무처럼 보이는 '사랑'의 발음이 쉽지 않은 것이니 모란앵무는 바람앵무처럼 "내 안에서만 중얼대는 사랑"으로 탄식의 한 생을 보내는 것인지 모른다.

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정부와 여권의 검찰개혁 추진을 강하게 비판하며, 검찰 기능 축소와 보완수사권 박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은 일본...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공사 현장에서 잇따른 사망 사고로 인해 정부의 강도 높은 압수수색과 감독 조치를 받게 되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고...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 전직 간부들에 대해 당원 가입 강요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이들은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