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섬유 '쌍둥이 적자'

대구경북지역 섬유업계가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내수 및 수출이 줄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업체와 품목에 따라 공장 가동률이 엄청나게 차이를 보이는 '빈익빈 부익부' 가 뚜렷하다.

◆이제는 성수기를 말하지 못한다=섬유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상적인 섬유의 성수기는 3∼6월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성수기를 꼬집어 말하기 곤란하다는 업체들이 많다. 제직업체 한 대표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1천300원대를 유지하는 바람에 그런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6월부터 매출이 줄어들어 비수기를 맞은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직업체 대표는 "매년 3∼6월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올해는 국내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성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성수기가 예년 같지 않아 빨리 끝났고, 내수와 수출 모두 줄어들어 채산성이 악화됐다"고 했다.

염색분야도 예년 같으면 성수기인 3∼6월에다 7, 8월에도 주문이 어어졌지만 올해는 성수기에도 주문량이 크게 줄고 감소 속도로 빨라졌다고 한다.

대구경북염색조합 우병룡 이사장은 "염색업계의 성수기가 예년보다 빨리 종료된 것 같다"면서 "하지만 경쟁력이 있는 업체에는 주문량이 몰려들고 그렇지 않은 업체는 성수기에도 일감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염색업체 한 간부는 "물량은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는데 스팀요금의 인상 등으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했다.

대구염색공단 입주업체들의 증기사용량도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었다.올 1월 증기사용량은 15만4천9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6% 감소했다. 성수기인 3월 20만1천758t(전년 동월 대비 -4.7%), 4월 18만8천654t(〃-3.0%), 5월 16만9천246t(〃-8.3%)으로, 전년보다 실적이 좋지 않다.

하지만 폴리에스테르직물을 생산하는 덕우실업 이재철 실장은 "가볍고 얇은 초박지 제품과 아세이트, 레이온 레이크 등 시장반응이 좋은 제품들은 성수기 비수기 가릴 것 없이 꾸준히 잘 나간다"고 했다.

서광무역 채원기 이사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수요는 감소했다라도 양이 적은 고가제품들은 연중 잘 팔린다"고 했다.

◆수출이 부진하다= 올들어 4월까지 대구경북지역 섬유수출액은 8억8천810만달러로 전년 동기 11억6천807만달러에 비해 24.0% 감소 했다. 대구지역의 섬유류 주요 수출국가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다만 파키스탄은 전년동기 대비 49.7% 늘어나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북은 인도가 전년동기 대비 67.4%, 인도네시아가 27.1%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 감소폭은 직물류인 나일론(-14.5)과 폴리에스테르(-16.6)보다는 섬유원료(-37.9)와 섬유사(-31.0) 등의 감소폭이 크다.

폴리에스터 직물은 중동 회교권의 라마단(8월 22일~9월 20일) 시즌대비 물량증가와 동남아 등지의 수입량 증가 등에 힘입어 수출이 호전됐으나 미주지역 등은 경기침체의 지속으로 회복 속도가 느렸다. 최근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환율영향 등으로 한국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하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바이어들의 가격인하 요구가 계속되고 있어 수출가격 저항이 심한 편인 실정이다.

매일상선 김병암 전무는 "중국 바이어들이 예전에는 서울의 중간도매상을 경유했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요즘은 직접 공장을 찾아와 거래선을 확보하려는 업체들이 많다"고 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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