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런 도시관리 기능으로는 발전 멀었다

대구 동성로가 시끄러운 소리로 고통스럽다. 매일신문 취재팀이 騷音度(소음도)를 쟀더니 철로변에 버금갔다. 외국인들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일"이라거나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오래 듣다간 귀에 이상이 올 수준의 소음이라니 보통 심각한 소음 공해가 아니다.

이 도시에서 뒤죽박죽인 것이 소음만인가. 예를 들어 대구서는 시민 활동에 가장 기본 되는 골목길이나 人道(인도) 기능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다. 온갖 시설이나 물건들이 마구 쌓여 있어도 바로잡으려는 손길은 구경하기 힘들다. 불법주차가 통행을 어렵게 하는 정도는 약과고, 인도로 내달리는 자동차까지 드물잖아졌는데도 제지하려는 행정 행위는 찾을 수 없다. 언제부턴가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길에 던져 버리는 짓이 다반사인 추세지만 단속은 실종 상태다.

한마디로 이 도시의 기초질서가 무너지고 사회기강이 해이해져도 바로잡으려는 도시 관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방행정이 책상에 앉아 서류나 만지는 앉은뱅이 행정으로 退行(퇴행)해 현장 챙기기를 남의 일 보듯 하는 쪽으로 왜곡돼 버린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지목된다. 지방자치 이후 무질서가 더 심해졌다는 회의론이 대표적인 것이기도 하다. 심지어는 그 이전 중앙집권 시대의 도시 관리 기능이 그립다고 말하는 사람까지 나올 정도다. 지방정부 책임자들이 바로잡아야 한다. 산업 발전이니 문화 발전이니 하지만 그건 그 다음 일이다. 사회 발전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그 어떤 것도 推動力(추동력)에서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새겨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