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종플루 휴일새 대구 8명 확진…4명이 초등생

주말과 휴일 동안 대구에서 첫 신종플루 확진 환자 8명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의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확진 환자 중 4명이 초등학생으로 확인되면서 해당 학교에서 추가 환자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확진 환자가 발생한 대구 N, C, J초등학교는 13일부터 조기 방학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13일 오전 10시 현재 대구경북의 신종플루 확진 환자는 모두 16명(대구 8명·경북 8명)이고, 추정환자는 7명이다.

◆구멍 뚫린 방역체계

중국을 방문하고 지난 1일 귀국한 J(42)씨는 4일부터 고열을 동반한 기침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격리가 시작된 것은 8일 오전 10시가 넘어서였다. 이 과정에서 J씨의 자녀 2명과 조카 등 초등학생 3명도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 관계자는 "같은 학교 학생들 가운데도 추정환자가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구미에서 10일 추가로 확진된 3명의 중학생 환자도 지난 6일 신종플루 환자로 판명된 중학생 A(14·여)양의 같은 반 학생으로 밝혀졌다. 해당 학교는 지난 8일부터 조기 방학에 들어갔지만 이미 감염이 확산된 후였다. 보건당국은 추가 환자 3명의 가족 13명을 가택 격리했으며, 이들과 접촉한 학생 38명을 집중 관찰하고 있다.

다른 환자에게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12일 신종플루 환자로 확진된 대구의 J군은 6일부터 발열 증세가 나타났지만 7일 하루 학교에 등교했으며, 9일에야 보건소를 방문해 추정환자로 분류, 격리 조치됐다.

또 다른 확진환자 H(37)씨 역시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접촉을 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에게 발열 증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 5일 오후 2시쯤부터지만 보건소를 방문해 추정환자로 분류된 것은 8일이다.

◆잠복기간 길어 확인 어려워

신종플루 확산을 원천 차단하기 힘든 것은 잠복기간이 1주일가량 걸리다 보니 환자를 초기부터 격리 조치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국에 다녀온 사람이 귀국 후 감기와 발열 증세가 나타나 보건소에 신고할 때까지는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일차적으로 공항 검역소에서 입국자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잠복기간이 1주일이어서 당장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대구에서 확진된 8명의 환자 모두 외국을 직접 방문했거나, 외국 방문 후 감염된 환자에게서 전파된 사례여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 환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커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가 퍼지는 상황을 고려해 유행 국가로의 여행을 될 수 있으면 자제해달라"며 "입국 후에도 최소한 1주일 동안 외부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구미·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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