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산격1동 서당골 경로당에는 요즘 회원들의 출입이 부쩍 늘었다. 얼마 전 구청에서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도배와 장판 교체, 시설 수리를 해주면서 산뜻한 분위기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대구 북구청은 2009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으로 인력 29명과 사업비 2억여원을 투입, 낡은 경로당과 노인들의 주택을 고쳐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서당골 경로당 총무 이병방(78)씨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을 위해 이렇게 마음을 써 주니 고마울 따름"이라며 "경로당이 깨끗해지니 찾는 노인들도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겉돌기만 하던 희망근로 사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초기에는 가로정비 사업에 수십명의 인력이 하루종일 매달려 있는 등 실속이 없어 시민들로부터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사업을 해라. 혈세 낭비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나왔지만, 최근엔 구청마다 주민 밀착형 사업을 개발하고 이색 사업을 발굴해 호평을 받는 사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대구에서 처음으로 공식 직제에 '자전거 팀'을 만든 서구청은 자전거 이용 인프라 구축에 희망근로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와룡산 등산로 산악자전거(MTB) 도로(2.51㎞) 건설 사업에만 무려 100명의 인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 지난달 1일부터는 6명의 기술자가 근무하는 자전거 무료 수리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부의 정책과도 부합하고,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추진 이유를 밝혔다.
중구청은 '동성로 금연거리 홍보'라는 이색 사업에 희망근로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구청은 지난 3월 동성로를 금연거리로 선포하고 한일극장~중앙치안센터(292m) 구간을 금연거리로 정했지만 시민들의 협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희망근로 인력을 투입했다. 이들은 2교대로 피켓과 어깨띠를 하고 거리 퍼레이드를 통해 금연 홍보를 하는 한편 흡연자들에게는 금연거리임을 알리고 담배를 끄도록 권유하고 있다. 시민 정소현(22·북구 구암동)씨는 "동성로를 걸을 때마다 곳곳에서 풍겨오는 담배 연기로 불쾌했었는데 캠페인을 벌이고 금연을 유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동구에서는 '희망농장' 사업을 통해 배추와 무 3만 포기를 재배, 올가을 복지시설에 기증할 예정이며 수성구에서는 중동과 만촌3동 등지의 20년 이상 된 인도블록 교체사업을 벌여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북구청 희망근로 담당자는 "사업 초기에는 희망근로 프로젝트에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지만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각종 사업 발굴을 통해 평가가 좋아지면서 참여자들의 근로 의욕까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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