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여행업계에 쏟아붓고 있는 연간 수억원의 지원금이 '헛돈'이 되고 있다.
대부분 여행사들이 관광객들에게 하룻밤 숙박만 시키고 거쳐가면서 지원금만 챙기고 있어 관광객들의 방문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매년 외지 여행사에 수억원을 퍼주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볼거리를 개발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줄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03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대구에서 하루 숙박할 경우 1만원 안팎의 보상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시행 초기엔 1만원씩 지급하다 실적이 미미하자 지난 2005년부터 8천원으로 내렸다가 지난해 9월 다시 보상금을 1만2천원으로 인상했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을 늘려야 한다는 대구시의 절박함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경주나 안동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대구에 잠시 들러 하룻밤 잠만 자고 1인당 1만2천원씩 챙겨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보통 오후 10시가 넘어 체크인을 한 후 다음날 새벽 일찍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외국인 여행객이 대부분"이라며 "호텔 입장에서는 그렇게라도 숙박객을 받을 수 있어 다행스럽지만, 대구에서 먹고 쓰는 외국인 관광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구에 잠시 들러 잠만 자고간 2만3천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에게 모두 2억3천여만원의 혈세를 쏟아부은 셈이다.
시가 '헛돈'을 쓰고 있는데도 대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대구를 방문, 인센티브를 받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03년 1만3천여명에서 2004년 3만7천여명까지 늘었지만, 이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2만3천여명으로 줄었다.
대구시 관광문화재과 관계자는 "대구에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 만한 볼거리가 부족하다 보니 보상금을 주지 않으면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불가능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구시가 지난해부터 대구지역 전세버스로 관광객을 태워올 경우 최고 30만원(인천공항)을 유류비 보조 명목으로 지급하고 대구공항에 전세기 편을 띄울 경우 200만~4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실적이 전무하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인센티브도 좋지만 우선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하지 않으면 모든 정책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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