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인물] 프랑스 군인 필리프 페탱

'국가적 영웅에서 반역자로….'

한창 때는 국민들로부터 숭앙을 받다가 말년에 손가락질을 받는 삶은 얼마나 서글플까. 프랑스의 군인이자 정치가인 필리프 페탱(Henry Philippe Petain)이 그 꼴이다.

페탱은 1차세계대전 전만 해도 장군 진급도 못한 평범한 군인이었다. 그러다 61세 때인 1916년 베르됭 공방전을 지휘하면서 필사적인 참호전으로 독일군 공격을 저지해 국민적 영웅이 됐다. 그 전투에서 10개월간 독일군 35만, 프랑스군 45만명의 사상자가 나올 정도로 처절했다.

페탱은 육군 원수, 국방장관을 거치며 승승장구했으나 2차세계대전과 맞닥뜨리면서 운명이 반전된다. 1940년 6주 만에 프랑스가 패퇴하자 중부 휴양도시인 비시에 친나치 정부를 세우고 국가주석이 됐다.

종전후 전범재판을 받으면서 '프랑스를 베르 같은 지옥으로 만들 수 없었다'고 항변했으나 총살형을 선고받았다. 고령과 1차세계대전 공훈 등을 이유로 종신형으로 감형됐다가 1951년 오늘, 유형지인 되섬에서 96세의 나이로 죽었다. 영욕의 삶이었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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