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인 포커스] 조강래 BNG증권 대표이사

"70년대 재현 영화세트같은 고향 '영양' 발전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

조강래(53) BNG증권 대표이사는 '역마살'이 낀 모양이다. 참 많이 옮겨 다녔다. 영양 석보면 출신인 그는 영양 서부초등학교 4학년때 서울로 유학했다. 공무원이었던 부친의 교육열 때문이다.

하지만 까까머리 '시골 촌놈'의 서울 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다. 신일중을 다니던 당시 부친이 대구로 전근하면서 대구 경일중으로 전학을 해야 했고 경북고를 졸업했다.

직장 생활도 비슷했다. 고려대 경제학과(75학번)를 마친 뒤 가진 첫 직장은 삼성그룹 제일제당이었지만 3년 만인 1986년 하나증권(현 하나대투증권)으로 옮겨 증권맨이 됐다. 이후에도 유화증권 상무, 우리투신 상무,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산은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거쳐 지난해 10월 현재 자리에 올랐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두루 걸친 풍부한 경험 때문에 실무형 CEO라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친구들은 부침이 심한 증권'자산운용업계에서 회사를 많이 옮겨다니면서도 직장 생활을 오래 한다고 불사조라고 농담하죠."

지난해 두산그룹 계열에 편입된 BNG증권은 일반인들에게 다소 낯선 증권사다. 그것도 그럴 것이 2000년 위탁 영업 전문 증권사로 출발한 이후 영업점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출시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호평을 받고 있다. 월봉매매법, 이평선 매매법 등 국내 최초로 주식 전문가의 실전 매매기법을 탑재한 덕분이다.

"취임 후 증권 계좌가 2천개 이상 늘었습니다. 저희처럼 작은 회사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죠. 영업 기반 확충 및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조직 개편, 인력 보강, 전산 시스템 확충 등 인프라 구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요즘은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확립과 영업력 확대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자산 운용 전문가로서 조 대표는 자신의 강점인 고객 서비스 능력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 데도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가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입니다. 증권업은 기본적으로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데 리스크를 회피하면 수익을 내기 힘들죠. 또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자산 관리 능력을 돕기 위해 파생상품 고객에게는 1대 1 온라인 상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 재테크 실력은 어떠냐는 질문에는 "펀드를 통해 평균 정도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고 했다. "1980년대 중반 지점장 시절 친인척과 친구들의 주식 매매를 해주다가 투자에 실패하는 바람에 아내 퇴직금으로 마련했던 아파트를 날린 일이 있습니다. 그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교훈을 얻었죠. 평범한 말이지만 여유자금으로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최근 주식 시장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7, 8월에 일부 조정이 올 수 있겠지만 하반기에는 종합주가지수가 16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봅니다. 이제 막 재테크를 시작하신 분들은 종잣돈 마련을 서두르고 발품을 팔아 정보를 챙기는 습관부터 가지는 게 좋습니다."

올해 가톨릭대에서 '사회책임투자펀드의 투자 성과에 관한 연구'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아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 이틀에 한 번 정도 조깅으로 건강 관리를 하고, 골프 실력도 수준급이다. 인맥도 넓어 '금융계 마당발'로 꼽힌다.

"부모님이 아직 영양에 계셔서 1년에 너댓 번은 고향을 찾습니다. 하지만 갈 때마다 1970년대를 재현한 영화세트장 같은 낙후된 모습에 가슴이 아픕니다. 요즘 제 고민 중 하나가 고향 발전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하나 입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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