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문 들었니? 경찰·소방 공무원 왕창 뽑는대∼"

취업가뭄속 단비 소식…학원마다 수강생 행렬

28일 오후 대구 반월당의 한 경찰공무원학원 강의실. 에어컨 바람이 뜨겁게 느껴질 정도로 수강생들의 면학 열기가 가득했다. 1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책상이 모자라 강의실 뒤쪽에 서서 경청하는 수강생도 많았다. 일부 수강생은 학원 측이 시청각실에 따로 마련한 동영상을 통해 강의를 듣기도 했다. 이 학원수강생 김모(23·여·대구대 3년)씨는 "요즘 워낙 취직이 힘들다 보니 그나마 많이 채용하는 경찰직에 도전하는 수강생이 평소보다 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경찰·소방직 관련 학원은 여름 휴가철임에도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한 학원은 평소보다 수강생이 50%나 증가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청년실업 한파로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경찰·소방 공무원직이 인기다.

일반 공무원 신규 채용이 줄어든 반면 내년에 경찰·소방 공무원 채용을 대폭 확대한다는 소식에 대학생들이 소방·경찰직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 공무원의 경우 참여정부 때부터 진행 중인 3교대 인력 충원 작업에다 119 응급센터 구축 사업으로 인해 내년도 신규인력 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소방본부는 지난해(공채 기준) 73명의 소방사(9급)를 뽑았으나 올해에는 42명을 뽑는데 그쳤다. 응급구조사를 중심으로 한 특채 인원도 지난해와 올해 28명, 67명을 각각 선발했다. 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인력 충원 계획이 나와봐야겠지만, 올해 많이 뽑지 않아 현재 51%인 3교대 비율을 높이려면 내년에는 채용규모가 크게 늘 려야 한"고 말했다.

한 경찰공무원학원 원장은 "경찰청이 올해 2천400명의 순경을 새로 뽑았다. 정부 방침 등으로 올해 채용인원이 준 만큼 내년에는 3천500명 이상을 채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지역 대학들도 공시생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공시생들을 위한 전용 고시원을 운영하면서 특강을 열고, 동영상 강의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역 한 대학의 경우 아예 7·9급 공무원(소방·경찰을 포함) 지망생을 대상으로 전문행정인 양성프로그램까지 특성화 사업으로 준비해 운영 중이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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