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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고춧가루로 탄생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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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내 건조, 밀봉 후 저온 보관

고추는 뭐니 뭐니 해도 고춧가루가 있기에 빛난다. 그렇다면 고추는 어떤 과정을 거쳐 고춧가루로 탄생할까. 영양고추유통공사(일월면 가곡리)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곳을 찾으면 영양고추가 위생적으로 세척'절단'건조'가공'포장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과정 거치나

이곳의 모든 과정은 전자동으로 이뤄진다. 우선 농가에서 꼭지를 딴 고추들을 컨벨트를 통해 대형 컨테이너에 모은다. 그런 뒤 2차례 세척 과정을 거친다. 1차적으로 분사구를 통해 지하수를 쏘아 고추들을 씻는다. 이때 공기방울을 이용해 세척력을 높인다. 1차 세척을 마친 고추들은 직원들의 손에 의해 이물질이 제거되고 또 한번 세척이 이뤄진다.

씻어진 고추들은 2, 3등분으로 절단된다. 농가에서 미리 꼭지를 떼기 때문에 이 같은 절단 과정이 가능하다. 고추를 절단하는 이유는 건조 시간을 줄이기 위한 것. 건조는 예비 건조와 본 건조로 나뉘는데 컴퓨터 제어를 통해 3시간 정도 걸린다. 보통 고추 건조에만 2, 3일 걸리는데 이를 확 단축한 것. 영양고추유통공사 생산팀 권기준 팀장은 "고추의 생명은 건조 과정에 있는데 건조 시간이 짧을수록 색상은 물론, 영양소 파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건조 과정이 끝나면 고추들은 비닐 10㎏ 단위로 밀봉처리돼 0℃ 정도 유지되는 저온창고로 향한다. 저온으로 저장함으로써 곰팡이나 균이 자라지 않게 하는 것이다.

저장된 고추들은 수시로 분쇄기를 통해 고춧가루로 탄생한다. 자동연속롤밀과 1단롤밀로 분쇄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X선 검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이물질을 검사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자동 포장이 이뤄진다. 권 팀장은 "최근엔 휴대하기 좋은 스티커포장 형태도 많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영양고추유통공사는 어떤 곳?

영양고추유통공사는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개선해 농가소득 증대와 고추상품의 고급화를 위해 2006년 9월에 5만2천900㎡ 부지에 설립됐다. 본격 가동은 2007년부터 이뤄졌다.

이곳은 영양의 고추재배 농가 중 절반 정도를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1천400농가)에 이어 올해 1천200농가와 계약을 맺고 고추를 수매한다. 공사에서는 미리 전년도 말 10~13종의 수매품목을 선정해 농가에 알리고 수매하기 전인 4월쯤에 계약을 한다. 이를 통해 농가들은 시중보다 높은 가격으로 고추를 판매할 수 있다.

수매한 고추는 농산물검사소에서 교육을 받은 6명의 전문 인력들이 품질 검사를 한 뒤 본격적인 건조 과정에 들어간다. 보통 8월부터 10월 중순까지 한창 건조작업이 이뤄진다.

이곳에서 탄생한 고춧가루는 '빛깔찬'이란 이름으로 포장돼 판매된다. 고춧가루 굵기에 따라 김치용과 양념용, 고추장용 등으로 나눠지고 매운맛과 순한맛 등 여러 가지 형태로 고춧가루가 생산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일본 등지에 수출도 한다.

한편 영양고추유통공사 홈페이지(www.yyrptc.or.kr)에서는 8월 15일부터 1개월간 김장철을 대비한 고춧가루 판매 예약을 받는다.

★…영양고추, 왜 최고인가

예로부터 고추 하면 '영양고추'를 최고로 친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기후에 있다. 영양의 6~9월 온도를 살펴보면 최고온도 평균이 29.3℃, 최저온도 평균이 8.6℃로 일교차가 무려 10.6℃나 된다. 고추가 잘 자랄 수 있는 높은 온도와 심한 일교차라는 조건과 부합되는 것. 영양농업기술센터 김일현 계장은 "밤에 온도가 확 떨어져야 고추 과피가 두꺼워지고 영양분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더욱이 영양은 오래 전부터 '이중터널 재배'를 하고 있다. 현재 전체 농가의 65%가 이 재배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 이 방법은 고추를 심고 난 뒤 터널에 비닐피복을 덥는 것으로 보온 효과가 뛰어나고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해 상대적으로 고품질의 고추를 생산할 수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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