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능 배분·예산 확보 진정한 승부 이제부터

첨단의료복합단지 신서-오송 복수지정…정부 "경쟁 통해 능력 볼것"

10일 오후 첨단의료복합단지 대구 유치가 확정되자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이한구·주호영 국회의원 등 관계자들이 시청 대회의실에서 함께 손을 들며 자축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10일 오후 첨단의료복합단지 대구 유치가 확정되자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이한구·주호영 국회의원 등 관계자들이 시청 대회의실에서 함께 손을 들며 자축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 신서혁신도시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로 압도적인 1위 평가를 받았음에도 충북 오송과 복수지정됨으로써 기능배분과 투자예산 확보에서 대구가 힘겨운 싸움에 들어가게 돼 자칫하다간 오송에 뒷덜미를 잡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10일 입지선정 결과 발표에서 "단지 간 경쟁과 특화를 통한 성과도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 2개의 집적단지를 조성키로 했다"고 밝힌 데 이어 기자회견에서도 "지자체 간 경쟁을 시켜 능력을 보고 자원을 배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전 장관은 "신약개발, 임상실험, 의료기기 개발 등 분야를 나누어 따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에 집적단지를 만들 것"이라고 포괄적으로 공언, 향후 국비 투자 배분과 민간자본 유치 등을 둘러싸고 2라운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선정위원회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인 대구와 복수단지 조성 시 기대효과를 고려해 오송을 선정한다"고 밝혔을 뿐 단지별 기능배분과 예산배정 등은 공식화하지 않았다.

복수지정에 따른 대구의료단지의 위축 우려는 각계에서 제기하고 있다. 이는 오송이 수도권 인접 효과로 민간기업과 연구소 등이 이곳으로 몰릴 가능성이 커 대구는 잔칫상만 차려놓고 남좋은 일만 시킬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정부가 A등급(대구)을 우선 조성하고 B등급(오송)은 보완한다고 했지만 7대 3의 단순비율로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것.

이한구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센터 설비비 등 내년도 예산 63억원은 전액 대구로 오겠지만 기능배분 등을 둘러싸고 확실하게 못을 박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단지를 빨리 조성하고 발빠르게 인재를 유치하는 등 조기에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선언만 했을 뿐 공식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전반전만 끝났을 뿐 이제부터 단지 조성의 성공을 위해 대구경북이 정부에 더 많은 요구와 상황대처를 잘 해야만 대구신서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기에 착근할 것"이라고 했다.

김제형 대구시의사회장과 구본호 대구시약사회장을 비롯한 의료계도 "단지가 지정됐다고 해서 안주할 때가 아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신약·의료기기 개발, 의료서비스 등 핵심 부문이 다 오도록 하기 위해 지금부터 절대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정부는 10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5차 첨단의료복합단지위원회를 열고 전국 10개 후보지 가운데 대구 신서혁신도시와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를 의료단지로 복수지정했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는 첨단의료복합단지가 한곳이 선정돼야 집적효과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이번 입지 결정이 정치적인 부분을 고려한 타협이 아니었느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최종 평가에서 대구 신서혁신도시는 유일하게 A등급(90점 미만~80점 이상)을 받았고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는 강원 원주, 경기 광교 등과 같은 B등급(80점 미만~70점 이상)을 받았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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