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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자 읽기]승자는 혼자다/파울로 코엘로 글/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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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의 파울로 코엘료가 선보이는 2009년 신작 소설. 프랑스 칸 영화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한 남자의 연쇄살인과 화려한 영화제 이면에 숨겨진 인간 군상들의 욕망이 한 편의 스릴러로 펼쳐진다. 코엘료의 전작들에 비해 소재나 문체 면에서 사뭇 다르다.

떠나간 아내 에바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칸 영화제를 찾아온 러시아인 억만장자 이고르 말레프, 이지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으로 남성을 사로잡는 에바, 에바의 현재 남편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하미드, 그리고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다짐하는 신인 여배우 가브리엘라가 주인공. 작가는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이고르라는 인물의 왜곡된 시선을 통해 영화제에 모여든 군상을 냉정하고 치밀하게 그려낸다. 그는 길거리에서 수공예품을 파는 처녀, 막강한 영화배급업자, 영화감독, 세계적인 스타까지 닥치는 대로 살해하고, 마침내 아내의 남편과 마주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신인 배우, 명성을 갈망하는 감독 지망생들, 과시욕에 빠진 상류층 인사들이 모인 칸. 살인마저도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이용하는 칸은 황폐한 도시다. 주인공 이고르에게 주어진 시간은 24시간. 1권이 끝났을 때 12시간이 지나고, 2권에서 남은 12시간이 진행되는 특이한 구성이 재미있다. 전 1,2권, 각 권 1만500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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