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자의 혁명]신품종 개발 현장

우리 땅에 맞는 종자 우리가 찾아내야죠

세계는 유전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약 367억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종자산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국은 신품종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종자산업이 취약한 편이다. 신품종을 개발하는 육종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자급자족을 위해 일찌감치 국가 차원에서 총력을 쏟은 벼의 국내 육종 수준은 현재 세계 정상급이다. 벼를 제외한 다른 작물은 1990년 들어 본격적인 육종 연구가 시작됨에 따라 기반이 얕다.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종자수출액은 약 2천만달러로 30위권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

신품종이 하나의 품종으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육종된 종자의 보급률도 높지 않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장미의 경우 10% 정도만 국내종이다. 따라서 국내 농가가 외국에 지불하는 농산물 로열티는 매년 수백억원에 이른다. 신품종을 개발한 외국 종묘회사는 전세계에 종자를 보급한 뒤 앉아서 매년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로열티 문제만 해결해도 우리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국내 농가 수입의 30% 정도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리의 종자 주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관들이 있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과 경상북도농업자원관리원이 그곳이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주요 업무 중 하나가 기존 품종 유전자원 관리와 신품종 개발이다. 본원은 대구 북구 동호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실험연구동, 식물유전자센터, 논'밭작물연구포장, 채소'화훼연구온실, 조직배양실, 저장고 등의 시설과 생물자원연구소, 신물질연구소, 성주과채류시험장, 청도복숭아시험장, 상주감시험장, 영양고추시험장, 구미화훼시험장, 풍기인삼시험장, 봉화고냉지약초시험장 등의 부속기관을 두고 있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벼'옥수수'완두콩 등 식량작물 11개 품종, 채소류 32개 품종, 과수류 10개 품종, 화훼류 44개 품종, 약용'특용작물 22개 품종을 새로 개발했다. 특히 장미 신품종 '진선미'가 '2007년 제2회 대한민국우수품종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8년에는 국화 신품종 '피치앤디'가 '제3회 대한민국우수품종상'을 차지하는 개가를 올렸다. 또 신품종 육성에 꼭 필요한 유전자원도 843개종 9천870점을 확보해 두고 있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생산된 품종은 원원종으로 분류된다. 벼와 밭작물의 원원종은 경상북도농업자원관리원으로 보내져 육성된다. 여기서 생산된 것은 원종이라 부른다. 원종은 다시 안동에 위치한 국립종자원경북지원으로 보내져 대량 생산된 뒤 보급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농가에 보급된다. 벼'밭작물과 달리 과수, 채소, 화훼작물의 원원종은 민간에 바로 보급돼 원종과 보급종 생산이 이뤄진다. 벼'밭작물의 경우 국민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원종부터 보급종 생산까지 공공기관에서 관리를 한다.

◆경상북도농업자원관리원

1959년 영천 금호읍에 경상북도 수도채종장(현 영천포장)으로 개소될 당시에는 벼 종자만 생산했으나 1966년부터 보리'콩'밀 등 밭작물 종자도 생산하고 있다. 또 1993년부터는 토종농산물 유전자원 확보와 맥을 잇기 위해 자주감자'조'기장'목화'메밀 등 36개 품종도 발굴, 생산하고 있다. 현재 영천포장뿐 아니라 의성 단북면에 의성분장을 두고 있으며 본장은 대구시 북구 학정동에 위치하고 있다. 본장과 영천포장에서는 벼, 의성분장에서는 밭작물 종자를 생산한다. 지난해 본장과 영천포장, 의성포장에서는 총 62.8ha의 논과 밭에서 벼 13개 품종 191.3t, 밭작물 16개 품종 44.7t의 종자를 생산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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