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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6일장 國葬 가능성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국민들이 슬픔에 잠긴 가운데 19일 오전 대구 2·28기념 중앙공원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하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anet.co.kr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국민들이 슬픔에 잠긴 가운데 19일 오전 대구 2·28기념 중앙공원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하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anet.co.kr

한국 정치의 거목, 김대중 제15대 대통령이 18일 오후 1시 43분 85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등 국내외 정치권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인의 장례는 국장(國葬)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전 대통령이 18일 오후 1시 43분 서거하셨다"며 "부인 이희호 여사와 김홍일·홍업·홍걸 3형제 등 가족과 측근들이 임종을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3일 폐렴으로 입원했던 김 전 대통령은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증세가 호전돼 22일 일반병실로 옮겼으나 하루 뒤 혈전으로 폐(肺)혈관이 막히는 폐색전증이 발병하면서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채 치료를 받아왔다.

김 전 대통령의 일생은 굴곡진 한국 정치의 축소판이었다. 1924년 전남 신안에서 아버지 김운식과 어머니 장수금의 4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제15대 대통령(1998년 2월~2003년 2월)을 지냈다. 71년 대통령 선거에서 신민당 후보로 나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석패한 뒤 4차례 대선 도전 끝에 이룬 결과였다. 지역주의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민주화 투쟁과 인권 신장, 통일 운동에 평생을 헌신해 민주주의 정착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대통령 재임 기간, 한국전쟁 후 최대 국난이었던 외환 위기를 극복하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해방 후 첫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시하면서 "유족들과 잘 상의해서 예우를 갖추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정중하게 모시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조국에 대한 헌신과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지칠 줄 모르는 노력, 자유를 위한 개인적 희생은 귀감으로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조전을 보내왔다.

이와 더불어 고인의 장례는 국장(國葬)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19일 "전직 대통령의 경우 국민장이 관례이지만 김 전 대통령의 유족·측근이 국장을 요청해와 검토 중"이라며 "최대한 예우를 갖춘다는 방침 아래 유족 측과 협의 후 국무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회의 개최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19일 오후 늦게나 20일 오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대통령의 경우 장례의 격(格)을 국장으로 올리되, 6일장으로 하는 절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 당일 모든 관공서가 휴무에 들어가는 점을 감안, 장의 기간을 단축해 일요일인 23일에 장례를 치른다는 것.

장의위원회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 때처럼 한승수 국무총리와 김 전 대통령 측이 요청한 인사가 공동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지로는 국립서울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 국립5·18민주묘지가 검토되고 있으며 영결식 장소는 서울 광화문 광장,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이 거행된 경복궁 앞뜰, 대통령 취임식 장소인 국회 본청 앞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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