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감염환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덩달아 다른 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다. 특히 올가을 바이러스 대유행설이 퍼지면서 폐렴이나 독감, A형 간염, 수족구병 등 다른 전염병 예방접종을 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가뜩이나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부족한 판에 일부 전염병 백신의 부족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폐렴백신으로 신종플루 예방?=신종플루 백신 확보가 늦어지면서 요즘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폐렴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신종플루에 감염되더라도 폐렴 예방접종을 한 사람은 치명적인 증세를 피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면서 요즘 병원가에는 폐구균 예방백신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병원에서는 폐구균 예방백신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개학을 앞두고 신종플루 공포가 커지고 있어 엄마들 사이에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신종플루 백신 대신에 폐렴 예방접종을 하면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고 했다.
24일 대구시내 각 보건소에 따르면 최근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속출하면서 폐렴 예방접종 여부를 묻는 전화가 급증했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폐렴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데도 최근 들어 문의 전화가 하루 100통을 넘는다"며 "찾아오시는 분들을 병원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요즘 일이 됐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감염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젊은층도 폐렴 예방접종에 목매고 있다. 권모(28·여)씨는 "다음달 해외여행에 앞서 폐렴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병원마다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했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한 내과 원장은 "최근 폐렴 예방접종 희망환자가 3, 4배나 많이 몰려 평소 다른 병원보다 10배 정도 확보하고 있었던 물량이 완전히 동났다"며 "더 구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초기증상이 독감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면서 계절성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그동안 주로 어린이나 노인들이 접종했지만 젊은층도 예방접종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모습이다. 직장인 차모(26·여)씨는 "평소 기관지가 약해 고생했지만 독감 예방접종은 한 번도 안 했는데, 올해는 일찌감치 접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염병에도 관심?=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덩달아 자신의 건강에 대해 공포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아졌다. 지난해까지 모든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조류인플루엔자에 이어 올 들어 신종플루와 A형 간염 유행, 최근 수족구병까지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개인 보건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다.
대구시 보건과 관계자는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 신종플루는 물론 각종 전염병의 발병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정부가 신종플루 치료제와 예방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대유행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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