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하이는 2010년 5월부터 10월까지 열리는 엑스포 준비를 위해 도시 전체가 떠들썩하다. '아름다운 도시, 행복한 생활'이라는 대회 주제 아래 각 국의 국가관도 지어지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관도 5월 첫 삽을 뜨는 기공식을 가졌다.
상하이는 서울시 면적의 약 10배,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3가량인 3천만명이 사는 국제도시다. 그런 상해가 지금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출퇴근길에 늘 보던 건물이 허물어져 있는가 하면 어느새 신축 건물이 들어서고, 길이 바뀌어 마치 낯선 길을 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마도 중국은 지구가 멸망하는 날까지 공사 중이지 싶다"던 어느 교민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이 속에 살아가는 우리 교민들은 중국의 변화에 무서움을 느낄 지경이다. 상하이는 시내 중심과 외곽 변두리의 생활 차이가 10년 이상은 벌어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 그 차이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절감할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우리도 내년 상하이 엑스포를 통해서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나가기 위한 확실한 이정표를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이 중국에 대해, 상하이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가지고 엑스포를 향하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중국에 사업을 위해, 유학을 위해 오지만 제대로 된 정보가 모자라서 늘 '비싼 수업료'를 많이 내고 있다고들 한다. 나 역시 5년전 첫 상해에 도착했을 때 좀 더 공부하고, 준비하고 올 걸 하는 후회를 많이 했다.
비싼 수업료를 낸 이유는 불신 때문이다. 충고를 해달라고 하면서도 그 충고를 귀담아 듣질 않고, '이 사람이 나에게 제대로 알려주나' 하는 의심만 하다가 앞서 낭패를 겪은 사람들과 비슷한 우를 범하기 쉽기 때문이다. 결과를 보고서야 '아, 그분의 충고가 이런 뜻이구나'하며 때늦은 후회를 하기 마련이다.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교민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한국 사람 조심하세요' 였는데, 이제는 제일 듣기 싫은 말이 '한국 사람 조심하세요'다. 이 말은 우리가 서로를 못 믿어서 나온 말이 아닐까. 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이 제대로 된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안정된 사업과 생활을 이어 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상하이가 엑스포를 위해 변화에 몸부림치는 만큼 우리 스스로도 많은 변화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마음의 공사가 필요하다.
장창관 중국 교민'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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