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창수 신부 장례미사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운동에 헌신했던 독일인 고 허창수 헤르베르트 신부의 장례미사가 1일 오후 2시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새 성전에서 열렸다. 이날 장례미사는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를 비롯한 지역 기관단체장과 국내외의 앰네스티 회원, 구미가톨릭문화센터 외국인 근로자, 수도원 수사와 가톨릭 신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형우 시몬 베드로 아빠스와 수도원공동체가 공동 집전한 이날 미사에서 참석자들은 "스스로도 불편한 몸을 이끌면서 이땅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온몸으로 사랑을 실천하신 고인을 오래 기억할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1968년 사제품을 받고 유신헌법이 공포될 무렵인 1972년 10월 한국에 들어온 허 신부는 경북 구미 인동성당 주임신부와 대구가톨릭신학원 원장을 지냈으며, 1991년부터 2002년까지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장을 역임하며 유신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과 인권운동에 앞장섰다.

또한 1985년부터 최근까지 구미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 소장을 맡아오면서 다문화가정에도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10여년 전부터 파킨슨씨병으로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늘 밝은 모습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허 신부는 지난 6월 세미나 참석차 독일에 갔다가 7월 26일 오틸리엔 수도원 주변을 산책하던 중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그동안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왜관수도원과 분향소가 설치된 구미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에는 수많은 조문객이 다녀갔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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