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H2C 창조 바이러스 이승한 지음/랜덤 하우스 펴냄

1991년 가을, 연이은 태풍으로 일본 아오모리 현의 사과 중 90%가 떨어진 일이 있었다. 대부분의 농민들은 넋을 잃고 한탄과 슬픔에 빠졌지만, 결코 절망하지 않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남들과 전혀 다른 발상을 했다. 나머지 10%의 사과를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는 이름으로 수험생에게 팔자. 이 엉뚱한 시도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일반 사과보다 열배 이상 비싼데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홈플러스 그룹 이승한 회장은 이게 바로 '창조적 사고'라고 말한다. 이 회장은 업계 꼴찌 12위에서 출발한 홈플러스를 4년 만에 업계 2위로, 10년 만에 매출 10조원대 기업으로 고속 성장시킨 주역. 그는 IMF 경제 위기로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유통부문 지분을 해외에 매각하려 했을 때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당시 유통부문 사장이었던 그는 해외업체들을 샅샅이 조사하고 영국의 세계적 유통기업 테스코그룹과 합작을 진행, 홈플러스 신화를 이룩했다. 그는 이런 성공이 틀을 벗어난 사고와 거침없는 상상력이 끈질긴 집념과의 결합으로 가능했다고 강조하면서 이런 자질을 '창조 바이러스'라고 명명한다. 경북 칠곡 출신의 평범한 회사원이던 그가 치열한 유통업계에서 어려움이 닥쳤을 때마다 어떻게 돌파했는지, 어떻게 성공한 CEO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등의 경험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236쪽, 1만3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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