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촌 학교는 무방비 상태

경북지역 보건교사 60%…의료기관마저 부족

농촌 소규모 학교들이 신종플루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학교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보건교사가 아예 없는 학교가 많아 상황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의 경우 975개 초·중·고교 가운데 보건교사가 있는 학교는 586개로 배치율이 60.1%에 불과하다. 중학교의 경우 278개 학교 중 32.4%인 90개교에만 보건교사가 배치돼 있으며, 고등학교는 193개교 중 54.4%인 105개에 보건교사가 근무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18학급 이상 143개 학교에는 모두 보건교사가 배치돼 있지만 18학급 미만 354개 학교에는 241명(60.1%)만 배치돼 있다.

이처럼 보건교사 배치율이 낮은 것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18학급 이상 초등학교에 한해서만 보건교사 배치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부터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에는 인근 지역 보건교사가 순회근무하는 제도를 마련했지만 아직까지 세부지침을 마련하지 않아 시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 보건교사가 없는 소규모 학교들은 일반 교사가 보건업무를 맡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인근 병·의원 의사를 학교 교의로 위촉해 학생들의 건강관리와 상담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특히 신종플루와 같이 집단 발병 우려가 높은 질병에 대해서는 예방에서부터 환자 격리 등에 이르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교 관계자들은 "의료기관이 부족한 농촌지역의 경우 보건교사 배치를 늘려야 하는데 정부가 너무 정원 규정에만 매달려 있다"며 "신종플루 사태 대처를 위해 당장 보건교사 순회근무 제도라도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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