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잇따른 FTA 타결, 지역 기업에는 어떤 영향이?

한-미, 한-EU, 한-인도 등 잇따르는 FTA 타결은 지역 기업에 '약'일까, '독'일까?

기획재정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은 3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대구경북지역 FTA 활용 지역설명회'를 열고, 참석한 중소기업 관계자 100여명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지역 주력산업인 섬유와 자동차부품소재, 전자산업은 '맑음'을, 농·축·수산업과 서비스산업은 '흐림'으로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이날 FTA 국내대책본부 이성한 본부장은 "미국, EU, 인도 등 세계 주요 경제권과의 FTA 체결은 섬유, 자동차부품산업 중심의 대구경북에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한-EU간 FTA가 발효하면 관세철폐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얻으면서 침체에 빠진 섬유산업에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다"며 "수출 증가와 함께 동유럽 시장 진출기회가 확대되면서 섬유수출시장의 다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부품소재산업도 FTA 최대 수혜 산업으로 꼽혔다. 자동차에 대한 관세 10%가 향후 3~5년에 완전히 사라지면 국내 자동차의 수출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4.5%) 역시 철폐될 경우 지역의 자동차부품산업은 한 단계 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이 본부장은 특히 인도시장을 주목하라고 했다. "11억명이라는 거대시장과 경제성장 잠재력이 높은 황금시장인 인도의 경우 향후 8년에 걸쳐 12.5%의 관세율이 최저 1%까지 떨어진다. 인도에는 현대자동차가 진출해 있는 만큼 대구경북의 자동차부품업체에 새로운 시장 진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인도에서의 국내 자동차 경쟁력이 높아져 덩달아 지역 자동차부품산업도 호황을 맞을 것"이라며 "하지만 수출 늘리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 자동차부품업체가 유럽 완성차업체와의 유기적 협력을 강화해 원천기술의 해외의존도를 낮추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등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농축산업과 서비스시장은 '메이드 인 유럽'에 잠식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EU산 삼겹살과 포도주의 경우 각각 22~25%와 15%라는 관세장벽이 허물어지면서 더욱 값싼 물건으로 돌변, 국내산이 상대하기가 버겁다는 것이다. 이 외에 낙농제품, 냉동·가공채소와 과일, 닭고기, 치즈 등도 FTA가 발효되면 값싼 EU산 제품이 국내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정부는 FTA 타결에 따른 국내 농·축·수산업에 대해서는 향후 10년 동안 예상피해 규모(10조원)의 두 배가량인 21조원을 쏟아붓는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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