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에서 선발 투수로 전업한 지 2년째인 윤성환은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1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등판한 윤성환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윤성환의 완투를 발판으로 삼성은 11대3으로 승리, 4연승으로 5위 롯데와 2.5경기 차를 보이며 4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윤성환이 강속구 투수는 아니다. 빠른 공은 보통 시속 140㎞대 초반을 기록한다. 이날 최고 구속도 시속 143㎞. 하지만 직구의 공끝이 좋을 뿐 아니라 '폭포수'라고 불릴 정도로 낙차 큰 커브(시속 110㎞대)는 상대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데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올 시즌 본격적으로 뿌리기 시작한 체인지업을 더해 선발 투수로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특히 윤성환의 활약 중 눈에 띄는 점은 볼넷이 적다는 것. 10일 경기 전까지 평균 자책점 부문 5위 안에 든 김광현(2.80), 송은범(3.25·이상 SK 와이번스), 양현종(3.07), 릭 구톰슨(3.31), 아킬리노 로페즈(3.24·이상 KIA 타이거즈) 가운데서도 9이닝당 볼넷 수치가 윤성환(1.86)보다 적은 투수는 구톰슨(1.20)뿐이다. 그만큼 공격적으로 투구하고 제구도 안정돼 있다는 의미다.
10일 윤성환(9이닝 7피안타 1볼넷 8탈삼진 3실점)의 투구는 에이스다웠다. 4회 초 1점을 빼앗기긴 했으나 1~3회, 5회 때 삼자 범퇴로 LG 타선을 잠재우며 안정을 찾았다. 시속 138~143㎞의 직구, 113~120㎞의 커브, 123~127㎞의 슬라이더에다 123~128㎞의 체인지업까지 대부분 원하는 곳에 꽂아 넣었고 9회 초에는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 깔끔하게 경기를 끝냈다.
전날 삼성은 경기 후반 급작스레 쫓기는 바람에 필승 계투조 정현욱과 권혁까지 마운드에 올려야 했다. 11일 LG전과 12, 13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대비해 불펜을 아낄 필요가 있었는데 윤성환 덕분에 한숨을 돌렸다. 7월 30일 LG전(9이닝 2실점)에서 생애 첫 완투승을 거둔 데 이어 이날 또 LG를 완투승의 제물로 삼은 윤성환은 13승을 수확, 다승 공동 선두로 나섰다.
윤성환이 마운드를 안정시키자 타선도 힘을 냈다. 0대1로 뒤진 4회 말 무사 1루 때 박석민과 채태인, 박진만의 3연속 2루타로 3점을 뽑은 뒤 박한이의 1타점 적시타와 최형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보탰다. 경기 후반에는 강봉규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6회 말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린 뒤 8회 말에는 신명철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좌중월 쐐기 3점 아치를 그렸다.
한편 삼성은 11일 LG전을 '수성구민의 날'로 정해 수성구민 2천여명을 야구장으로 초청하고 김형렬 수성구청장은 수성구 홍보대사로 선정된 박진만에게 위촉패를 전달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0일 야구 전적
L G 000 100 110 - 3
삼 성 000 502 04X - 11
▷삼성 투수=윤성환(13승) ▷LG 투수=이승우(패) 최동환(4회) 이동현(4회) 오상민(6회) 배우열(7회) ▷홈런=강봉규(8회 3점·삼성) 정주현(7회 1점) 최동수(8회 1점·이상 LG)
히어로즈 11-9 두산(잠실)
KIA 5-3 한화(대전)
■11일 선발 투수
삼성 박민규 - LG 봉중근(대구)
한화 류현진 - KIA 이대진(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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