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글로벌 화음' 대구시향∼♬

창단 45년 첫 해외연주회·실력파 외국인 단원 선발 추진

'대구시립교향악단, 글로벌 날개를 펼쳐라.'

대구시향이 창단 45년 만에 첫 해외연주회 개최와 외국인 단원 선발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국의 다른 시향에 비해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대구시향이 한 단계 도약하는 의미 있는 기회라는 게 지역 음악계의 평가다.

11일 대구시향에 따르면 12월 말 중국 톈진(天津)시에서 개최되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 및 한·중 수교 17주년 기념 음악회'에 3박 4일 일정으로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톈진시 인민정부와 톈진시 경제기술개발구 위원회가 초청한 이번 연주회는 대구시향 역사상 첫 해외연주인 데다, 비용 일체를 초청자가 부담해 더 뜻 깊다.

시향 측은 8월 이후 톈진시 측과 연주회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 시향 단원 등 110여명의 명단을 전달했다. 현재 공연장을 물색 중에 있어 성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연주곡은 베토벤 '합창 교향곡'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향은 중국 공연에 이어 내년 2월 말에는 일본 순회 연주회도 추진하고 있다.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를 위해 마련된 이번 연주회는 도쿄와 오사카의 유명 콘서트홀에서 현지 교민 등을 대상으로 5박 6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지역 기업인 태창철강이 지난해 5월 시향 해외공연 기금으로 대구시에 내놓은 1억원과 6천만원의 예산이 투자된다. 시향 한 관계자는 "그동안 몇 차례 해외 연주를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무산되곤 했다"며 반겼다.

조만간 벽안(碧眼)의 외국인 연주자도 대구시향 연주회장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시향에는 라빌 마르티노프(러시아), 보구슬라브 마데이(폴란드), 박탕 조르다니아(미국) 등 외국인 지휘자들이 거쳐갔지만, 외국인 연주자는 없었다.

시향 측은 이달 초 러시아인 트럼펫 연주자와 미국인 호른 연주자에 대한 특별 채용 오디션을 실시했다. 20대 후반의 젊은 연주자인 이들은 각각 러시아 모스크바 음악원과 미국 메네스 음대를 졸업한 재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상 실기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으며, 현재 계약 체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곽승 대구시향 지휘자는 "해외 연주회는 시향 단원들에게 동기 부여와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고, 외국인 단원 채용은 시향의 음색을 좋게 할 뿐 아니라 단원들의 실력 향상을 자극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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