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창작교류센터를 대구 문화명소로 꾸미자

대구시가 2013년 개관 예정인 대구문화창작교류센터 입지를 중구 수창동 구 KT&G 부지로 확정했다. 그간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대구시가 여론에 떠밀려 구 KT&G자리로 결정한 것이다. 접근성, 연계효과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장소로 정해져 뒤늦게나마 다행스럽다.

대구시가 뮤지컬, 오페라, 연극의 제작에 필요한 연습실을 대여해주는 문화창작교류센터 입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행정력은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지난해말 대구시는 국'시비 475억 원으로 문화창작교류센터를 달서구 남대구IC 일대 출판문화산업단지 자리에 세우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올초 이곳이 도시계획상 도로 예정지인 줄 뒤늦게 알고는 다시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자리로 옮겨 추진했다.

그러다 문화예술인, 언론, 중구청 등에서 입지 문제에 우려를 제기하면서 대구시의 결정에 제동이 걸렸다. 이들은 대구시가 문화인프라를 대구시정의 액세서리나 부속물 정도로 여기고 있으며 입지 선정이 잘못된 대구시립미술관 형태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공연 관계자와 관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고 각종 문화인프라와 연계된 곳에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대구시가 KT&G자리로 최종 결론을 내리면서 모든 논란이 끝났다. 문화의 개념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비슷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는데도 대구시는 9개월 가까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행정력을 낭비한 것이다. 대구시가 이 과정에서 밀실행정은 더이상 있어서는 안 되며, 문화인프라의 입지는 수요자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을 새삼 깨달았다는 것만 해도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이제 대구시는 문화창작교류센터를 서울 남산창작센터, 서울문화재단 연습실보다 더 경쟁력 있는 문화명소로 꾸미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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