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전기車 기술, 일본에도 안뒤진다

후발주자 한국, 세계 선두 산요·파나소닉에 근접

일본 첫 리튬이온전지 탑재
일본 첫 리튬이온전지 탑재 'i-MiEV'
도요타 프리우스
도요타 프리우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개발을 위해 각국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공급원인 배터리의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다. 배터리의 경량·소형화 및 짧은 충전시간은 전기자동차가 실용화되기 위한 필수적인 선결 조건인 셈이다. 전기자동차의 핵심 개술인 전지 개발을 두고 각국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을 들여다보자.

◆일본

최근 미쓰비시는 일본 최초로 리튬이온전기를 탑재한 전기자동차(Electric Vehicle, 이하 EV)를 출시했다. 7월부터 'i-MiEV'로 이름 붙여진 전기자동차를 법인 및 정부 기관에게 리스하고 있다. 개인용으로는 내년 4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차량 가격은 459만엔(약 6천만원)이지만 국가 보조를 받아 320만엔(약 4천220만원)에 판매한다. 차량 가격 중 약 절반이 리튬이온전지 가격이다. 반면 도요타는 구식의 니켈수소전지를 탑재한 3세대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파나소닉EV에 12년째 생산하고 있는 모델이면서 총 201.6V의 전압을 낼 수 있다. 통상 전지업체들은 전지를 소모품으로 여기지만 도요타는 전지를 교체하지 않고 사용하는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도요타는 치밀한 충·방전 제어를 실시해 전지 수명을 늘리는 쪽으로 기술력을 보완하고 있다.

◆유럽

유럽 업체들은 리튬이온전지를 부품으로 여기면서 구매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2월 도시바(일본)와 제휴한데 이어 5월에는 BYD(중국)와 제휴했다. 다임러도 애초 전지 파트너였던 컨티넨탈 외에 보쉬, A123시스템(미국) 등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유럽 업체들이 여러 전지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은 '전지는 부품의 하나로 좋은 것이 있으면 어디에서라도 구매한다'는 자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유럽 업체들은 일본 제품에 비해 비용이 싼 중국 업체인 BYD와 국내의 LG전자, 삼성 SDI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기술은 어느 정도까지?

LG화학이 6월 충북 청원군 오창에서, 삼성SDI가 지난 10일 울산에서 각각 1조원과 5천억원이 들어가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 공장을 착공했다. 삼성SDI는 2013년부터 8년 동안 BMW에 전기자동차용 전지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 기업은 일본보다 늦게 2차 전지 분야에 진출했지만 빠른 속도로 기술 격차를 좁혀 선발 주자인 산요나 파나소닉과 거의 대등한 수준에 올랐다.

국내 관련 기업간 제휴도 한다.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2차 전지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고, 현대차가 하이브리드카 아반떼에 장착하는 배터리를 LG화학에서 공급받는 것이 모범적인 사례다.

자동차용 2차 전지 시장은 2015년에 1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차 전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요 소재의 국산화와 원천기술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로 완성품 시장에는 성공적으로 진입했지만 주재료인 양극재나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은 물론 관련 기술 특허는 일본 기업이 거의 장악하고 있다.

◆전지를 둘러싼 무역마찰

자국 EV 및 전지 사업을 보호하려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EV에 대한 기술 기준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정보통신(IT) 기기에 대해서도 내년 5월쯤 인증 제도를 도입한다. 국내에서도 전지와 관련된 규제를 도입한다.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한 제품을 한국에서 판매하는 경우 온도 상승이나 발화, 파열 등 6개 항목의 시험을 거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규제들은 해외 업체에 대한 일종의 무역 장벽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향후 각국은 EV와 리튬이온전지를 둘러싸고 자국 업체 보호에 더욱 열을 올릴 전망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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