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절규
작가: 뭉크(Edvard Munch:1863~1944)
제작연도: 1893
재료: 캔버스 위에 유채
크기: 91 × 73.5㎝
소재지: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미술관
오랜 기간 동안 유럽미술사에서 소외되어 있던 유럽대륙 북쪽 끝에 위치한 노르웨이는 19세기 후반에 뭉크라는 위대한 화가를 탄생시키면서 미술사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 당시 상류 계급에 속하는 군의관의 다섯 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난 그는 다섯 살의 나이에 폐결핵으로 어머니를 잃었으며, 14세가 되었을 때는 어머니 대신 가족을 돌봐주던 한 살 위인 누나 소피에 역시 같은 병으로 죽어가는 것을 보아야만 했다. 어린 나이에 가장 사랑하던 두 사람을 병으로 잃었을 뿐 아니라 그 자신도 매우 병약해서 육체적으로는 결핵, 만성 천식성 기관지염과 심한 류머티즘을 앓았고 정신적으로는 알코올 중독과 노이로제, 그리고 정서적 강박 관념 등에 평생 시달려온 그에게 죽음은 실존적인 문제였으며, 따라서 그의 그림이 사랑, 고통, 죽음, 불안 등을 주제로 하여 내면세계를 시각화하였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도 할 수 있다.
뭉크는 미술사적으로도 19세기 말, 반인상주의 경향을 표방하는 상징주의나 아르누보(Art-Nouveau)와 일련의 관계를 가지면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통하여 미술사의 흐름에 한 전환점을 제기하였다. 즉 그는 극적인 테마, 강하고도 단순한 형태, 강렬한 색채 등을 통하여 대상의 묘사가 아니라 작가의 내면세계를 표현함으로써 고흐(Gogh), 고갱(Gauguin)과 함께 새로이 일어난 표현주의 운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이 그림은 그의 작품들 중 가장 표현성이 강하며 또한 널리 알려진 대표작이다.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그가 어느 날 산책을 하던 중 '자연을 꿰뚫는 거대하고 영원한 외침'을 듣는데, 이때 느낀 공포를 화폭에 옮긴 것이 바로 이 작품 이다. 그림을 자세히 바라보면 그림 속의 인물이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거대하고 영원한 외침'을 듣고 두려움에 떨면서 귀를 막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관객은 이 인물이 바로 작가 자신이라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이 작품을 조형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우선 화면은 다리에 의해 사선으로 구획된 대담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다리 난간을 경계로 아르누보의 영향인 듯한 강한 직선과 유연한 곡선이, 그리고 저채도의 색과 고채도의 색이 각각 강렬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다리에 적용된 원근법은 고흐의 에서와 마찬가지로 마치 하늘로 솟아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러한 과장원근법은 관객에게 불안감을 조성한다. 또한 빨강, 노랑, 파랑의 삼원색을 기반으로 하는 강렬한 배색은 어지러운 곡선과 함께 화면을 역동적으로 만들고 있으나 이 역동성마저 애매하게 처리된 인물의 익명성과 화면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한다. 독일 표현주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이 작품은 뭉크의 삶을 잘 대변해주는, 즉 실존의 고통을 형상화한 일종의 자화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권기준 대구사이버대 미술치료과 교수
* 아르누보: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프랑스에서 유행한 건축, 공예, 회화의 새로운 양식으로써 식물적 모티브에 의한 곡선의 장식 가치를 강조한 독창적인 작품이 많으며, 20세기 건축이나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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