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어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영남삼육중학교'

정규 수학수업 절반 영어로 진행, 학생들 잘따라와…수업 과목 늘릴 것

미국인 교사 린다씨가 영남삼육중 2학년을 대상으로 영어로 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미국인 교사 린다씨가 영남삼육중 2학년을 대상으로 영어로 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17일 오전 수학 수업이 한창인 경산시 남산면 영남삼육중학교 2학년 교실. 외국인 교사가 영어로 이차방정식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수업 진행은 물론 답변 역시 영어로 진행됐다. 수업 시작부터 끝까지 한국어는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이 학교는 지난해 2학기부터 일주일에 4시간의 정규 수학 수업 중 두 시간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수업은 10명 내외의 소규모로 나눠 진행하고, 학생 스스로 수준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2학년 심유진군은 "처음에는 생소한 영어 단어 때문에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무리 없이 이해가 가능하다. 가끔은 미국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이 우리보다 수준이 낮아 시시할 때도 있다"고 했다. 유학을 준비 중이라는 2학년 이주영양은 "원어민 강사가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줘 수업을 따라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며 "미국 교육과정을 똑같이 배울 수 있어 유학준비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수업을 진행하던 린다씨는 "수학과 영어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기 위해 마련한 삼육만의 특성화된 영어 심화프로그램의 하나로 영어와 타 교과목의 지식 습득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수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문제풀이가 아닌 이론 위주의 수업을 고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육중학교는 6년 전부터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반응이 좋아 지난해부터는 100%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과 방과 후 토플반, 에세이 영작반, 영어캠프 등 다양한 영어교육을 펼치고 있다. 2007년 3월에 문을 연 기숙사에서는 영어로만 대화를 한다.

이 같은 노력은 곧 결실을 맺었다. 전교생들이 영어 하나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가질 정도로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하게 된 것.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2학기부터는 아예 정규 수학 수업도 영어로 진행하게 됐다. 학교 측은 곧 과학 등 타 과목도 영어로 진행할 계획이다.

윤재식 교무부장은 "학생들이 예상보다 훨씬 잘 따라와 과목을 늘리고 대상도 점차 넓혀가는 중"이라며 "좀 더 쉽고 친근하게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교재를 개발하고 수업 방식을 변화시키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학부모 이명직씨는 "학교 영어 수업이 워낙 탄탄해 따로 사교육을 시키지 않을 정도다"며 "영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북돋운다는 점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영어 몰입 수업 못지않게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인성과 취미활동. 기독교 교육을 통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1인 1악기 습득 운동도 벌인다. 미국 문화 체험 강의를 여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 문화를 이론적으로 배우는 수업도 있다.

윤종태 교장은 "우리 학교의 목표는 학생들을 외국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 지식정보화 사회에 걸맞은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영어뿐만 아니라 인성·적성교육에도 힘을 써 진정한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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